페달 밟아 여름 너머 가을 빛을 마주하다…여주 강산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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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25-08-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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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열기가 서서히 가라앉고, 들녘이 옅은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시간. 남한강의 물결과 들판의 곡선이 맞닿는 여주 ‘강산애길’은 계절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코스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자전거 자유여행 대표코스 60선’에도 이름을 올린 이 길은 구간마다 문화 명소와 다채로운 수목이 이어져 마치 ‘풍경의 서재’를 산책하듯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34㎞를 완주하지 않아도 괜찮다. 쉬엄쉬엄 달리며 역사의 숨결과 자연의 정취를 느끼는 것만으로 이미 값진 여정이니까.
들판 위 시 한 편 #금당천 뚝방길
남한강 국토종주길과 생태천, 우둔산 기슭을 따라 이어지는 강산애길 라이딩은 여주 여행자센터에서 시작된다. 기존 숙박시설을 리모델링한 이곳은 공공형 도미토리로, 휴식은 물론 코스 안내부터 안전장비 점검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페달을 밟아 처음 마주하는 금당천 뚝방길은 남한강 지류를 따라 조성된 자연 구간이다. 지역 주민들의 산책 코스로도 사랑받는 이 길은 수변 생태가 유지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들꽃이 손끝에 닿을 듯 가깝다. 페달 속도에 따라 풍경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뚝방길을 조금 더 달리면 마치 흰 물감을 뿌려둔 듯한 거대한 나무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연기념물 ‘여주 신접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다. 여름이면 400여마리 백로들의 군무가, 가을이면 철새들의 힘찬 날갯짓이 자연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펼쳐진다. 마을 예술가들이 그린 벽화를 감상하며 잠시 숨을 고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세월에 새겨진 역사 #고달사지
다시 페달을 조금 더 힘 있게 밟아볼 차례다. 주암교를 지나 산자락으로 향하면 고달사지로 오르는 굽이진 산길이 나타난다. 경사는 5~10% 수준으로, 차량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초급 라이더는 페이스를 조절하고, 중급 이상은 속도를 즐기며 오르기 좋다.
오르막 끝에 다다르면 고찰 고달사지가 나타난다. 고달사지는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돼 고려 시대까지 번성한 절이다. 현재는 탑과 석등, 기단만 남아 있지만, 돌에 새겨진 정교한 문양과 불경의 흔적이 사찰이 지녔던 위엄을 보여준다. 천년의 무게와 장인의 손길이 고요히 전해진다.
산길을 내려오면 천남지구 공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남한강과 여주보를 배경으로 강바람에 흔들리는 물억새가 자연의 선율을 더한다. 강 건너편에는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영릉이 자리해 역사적 고즈넉함까지 느낄 수 있다. 잘 정비된 산책로와 넓은 잔디 덕분에 ‘인증샷’ 명소로도 손색없다.
예로부터 문인들이 찬미한 양섬은 ‘여주 8경’답게 깊어가는 계절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준다. 고운 흙길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강과 숲, 섬이 만들어내는 느긋한 리듬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길 사이사이에는 신유박해 시기 숨었던 천주교 신자들의 추모비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의 흔적도 자리해 과거와 현재가 조용히 공존한다는 기분이 든다.
빛으로 쓰인 예술 #남한강 출렁다리
출출함을 달래고 싶다면 원도심 여주 한글시장으로 향해 보자. 세종대왕과 한글을 테마로 한 디자인이 곳곳에 배치돼 있으며 토속적인 색채와 상인의 이야기가 더해져 지역의 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여주대교를 건너 종착지인 여행자센터에 도착하면 5분 남짓 거리에 ‘특별 부록’이 기다린다. 지난 5월 개통한 남한강 출렁다리로, 총 길이 515m, 국내 최대 규모 보행자 전용 현수교다. 특히 해가 지면 미디어 파사드 조명이 켜져 석양과 어우러진 장엄한 장면을 연출한다. 개통 3개월 만에 100만명 넘게 찾은 떠오르는 명소다.
#함께 달려볼까, 여주 자전거 페스티벌
여주시는 2025년을 ‘여주 관광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여행자센터(바이크텔) 개소, 자전거 시티 투어, 자전거 관광안내자 양성 등 자전거 친화 도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9월 13일 여주시립 폰박물관 앞 잔디공원에서는 ‘2025 여주 자전거 페스티벌’이 열린다. 다인승 패밀리 자전거 체험, 유·아동 밸런스바이크 대회, 먹거리 존 등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포스코이앤씨가 중단했던 공사를 순차적으로 재개한다고 21일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홈페이지에 “국민 생활과 직결된 현장을 우선적으로 안전점검을 완료하고, 순차적으로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일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한 이후 전국 103개 현장의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이날부터 공사가 재개된 곳은 5단계 안전 점검을 마친 건축 21곳, 인프라 시설 7곳 등 총 28개 현장이다. 각 현장의 공사 재개 여부는 외부 전문가 점검, 개선조치 확인, 안전관리 이행 점검, CSO(최고안전책임자) 승인, 관계기관과의 소통 등 5단계 검증 절차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포스코이앤씨는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사의 장기 중단은 입주 지연, 도로·교량 등 사회기반시설 운영 차질, 협력사 및 근로자 생계 위축 등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공사 재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나머지 현장들도 안전점검이 완료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작업 재개 이후에도 안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안전특별진단 태스크포스(TF)와 전문 진단기관이 참여해 전 현장을 다시 점검하고, 고위험 공정이 포함된 현장은 정밀 확인을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업 개시 전 현장소장이 매일 안전을 확인한 뒤 ‘안전작업장 선언’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협력사 근로자가 직접 참여하는 안전 타운홀 미팅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현장에 이동식 폐쇄회로(CC)TV도 2000여대 규모로 확대 설치해 모니터링 범위를 넓히고, 본사 직원 200명을 현장에 상주시켜 안전 활동을 지원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상남자’ ‘마초맨’의 시대는 저무는 걸까? 최근 미국과 유럽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명 ‘퍼포머티브 메일(Performative Male)’이란 남성상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진보적인 여성의 취향에 맞출 법한 감성적인 옷차림과 행동을 세심하게 연출하며 ‘안전한 남성성’을 표방한다.
이달 초, 미국 시애틀 캐피톨힐 인근 한 공원에 수백 명이 모여 ‘닮은꼴 대회’를 열었다. 과거에는 티모시 샬라메, 페드로 파스칼 같은 유명인 닮은꼴을 찾았으나 이번 주제는 ‘퍼포머티브 메일’이었다. 대회 공동 진행자이자 미술 교사인 기네비어 운터브링크는 대회사를 통해 “퍼포머티브 메일은 유해한 남성성의 정반대 개념이라며 여성, 특히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좋아할 요소를 맞춰가는 남자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퍼포머티브 메일의 전형적인 겉모습은 이렇다. 헐렁한 반바지에 잘 맞는 티셔츠, 오버사이즈 셔츠나 재킷을 걸치고, 어깨에는 미니멀한 에코백이나 토트백을 맨다. 가방에는 인기 아트토이 ‘라부부(Labubu)’ 인형을 매달고, 손에는 유명 여성 작가의 책이나 페미니즘 관련 책을 든다. 다른 손에는 커피보다는 요즘 ‘녹색의 금’이라고 불리는 말차 라떼를 든다. 취미는 필름 카메라 찍기 등 아날로그 감성에 푹 빠져있다. 음악 취향도 클레어(Clairo)나 로페이(Laufey) 같은 촉촉한 ‘감성 보컬곡’을 ‘줄 이어폰’으로 듣는다. 시각적 이해를 돕자면 옷 잘 입기로 유명한 영국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가 ‘인간 퍼포남’이라 불린다.
이 스타일은 요즘 2030 여성의 ‘이상형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꼼꼼히 채우도록 설계된 룩이다. 남성 매거진 브리티시 지큐(British GQ)에서는 이를 두고 ‘힌지(데이팅앱) 시대 짝짓기 춤’이라고 표현했다.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자신이 ‘유해하지 않고, 여성의 가치관에 공감할 수 있는 남자’임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일종의 ‘시그널’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퍼포머티브 남자끼리 누가 더 부드러운 음악 취향인지, 누가 더 희귀한 토트백을 가졌는지 경쟁하는 영상도 유행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런 유행이 “겉모습만 진보적인 척하는 가식”이라는 비판과 함께 밈(meme)화되기도 했다. 각종 SNS 플랫폼에서는 길거리에서 퍼포머티브 남자를 포착해 올리는 ‘몰래 찍기’ 영상부터, 퍼포머티브 남자 흉내를 내는 패러디 콘텐츠도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같은 유행은 아니나 국내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포착된다. 바로 ‘에겐남’이다. 여성 호르몬으로 대표되는 에스트로겐과 남성의 줄임말로 공격적이지 않고, 세심하며,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으로 호감을 얻는 남성상이다. 둘 다 ‘안전하고 편안한 성향’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가는 최근의 흐름을 ‘사회적 시선보다 개인의 취향이 더 중요한 시대의 결과’로 해석한다.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최명기 원장은 “과거에는 남성 스스로 ‘남자답지 못하다’는 평가를 두려워했고, 여성들 역시 그런 남성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도록 학습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성소수자가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흐름처럼 이제는 ‘남성/여성스럽다’라는 구분이 힘을 잃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대에게 호의를 보낸다. 이런 변화가 새로운 남성상을 만들어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넷플릭스 역대 가장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이자, 모든 넷플릭스 영화 중 시청 기록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K팝 아이돌이 퇴마사로 등장해 이 세계를 지키는 늠름한 스토리는 자조적인 의미로 쓰이던 ‘헬조선’을 가장 드라마틱한 공간으로 만드는 마법을 부렸다.
엄청난 기록 갱신보다도 한국인들을 열광시킨 건, 외국에서 만든 콘텐츠 속에 한국이 동시대는 물론 역사적 유산까지 제대로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세계인에게 한국 재발견의 쾌감을 안겨준 <케데헌>에는 ‘현실 고증’에 사활을 걸고 한국의 곳곳을 재현해낸 배경 아트디렉터로 활약한 셀린 킴(Celine Kim, 한국명 김다혜) 감독이 있었다.
현지에서 체감하는 <케데헌>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 미국도 물론이고 온라인상에서도 한국에서의 엄청난 인기가 느껴져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한편으로 그저 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것에만 집중하던 저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관심이지만, 그만큼 큰 사랑을 주셔서 무엇보다도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가장 뿌듯한 반응은 역시 작업하면서도 ‘이런 고증과 노력들을 다 알아봐 주실까?’ 했던 부분들을 전부 세세하게 알아봐 주신 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셀린 킴은 <케데헌>의 제작이 확정된 즈음인 2022년 1월부터 아트디렉터로 합류했다. 그는 “처음 직책과 제안을 받았을 때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초기 비주얼 디렉션과는 거의 90%는 비슷하게 반영되었다”고 할 정도로 그의 의중이 많이 반영된 작품이 완성됐다. 그가 그려낸 ‘케데헌’ 속 명소를 돌아보는 여행 관련 정보는 외국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인기다.
남산타워, 성곽길, 북촌한옥마을, 명동으로 대표되는 거리 풍경, 뒷골목 등 한국의 ‘생활감 있는’ 공간이 제대로 묘사됐습니다. 많은 시청자가 디테일의 완성도를 꼽습니다. 감독님께서 가장 담고 싶었던 공간, 그리고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요?
= 역시 서울 하면 남산타워였기 때문에 가장 담고 싶기도 했고, 저작권 면에서 가장 두려웠던 랜드마크이기도 했습니다. 남산타워가 없는 서울 풍경은 상상하기 어려우니까요! 그 이외에 주안점은 역시 평범한 골목, 식당 같이 랜드마크가 아닌 장소들이었습니다. 한국 사람이 봐도 ‘앗 그 거리 나도 걸어봤어’ 라는 느낌이 들게끔 실제로 한국을 갈 때마다 여러 골목 사진들을 레퍼런스로 쓰기 위해 많이 찍어 두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서울의 풍경, 특히 야경이 자주 등장합니다. 해외여행을 가면 야경을 찾아가지만, 막상 서울의 야경에 대해서는 둔감했었는데요. 감독님 덕분에 새삼 서울의 밤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서울의 어떤 느낌을 담고 싶으셨나요?
= 아무래도 ‘데몬헌터’라는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스토리라 야경이 많이 나오는데, 다양한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한국인 사진작가님들을 참조했습니다. 그에 더해 개인적으로 <세일러문> 같은 마법소녀물을 보고 자란 어린 시절 기억이 있어 마법소녀 애니메이션 특유의 색도 많이 참고했습니다. 같은 야경이라도 스토리의 의중과 맞게끔, 보랏빛을 띤 하늘일 때도 있고, 푸른 빛일 때도 있는 다채로운 아트 디렉션을 원했습니다.
케이팝이 메인인 만큼 무대 비주얼에 공을 많이 들이신 듯합니다. 기와가 얹힌 무대와 일월오봉도 배경은 정말 신선했습니다. 무대와 공연장 작업에 있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 가장 어려웠던 건 무엇이었나요?
= 곡 시퀀스 중에 비행기에서 떨어지며 처음 등장하는 무대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최종본에는 보다 심플하게 바뀌었지만 초반에는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무대를 디자인해야 했기 때문에 무려 9가지 시안을 만들었었고 최종 시안 선택 이후에도 꾸준히 자잘하게 바뀌었던 무대였습니다. 현대적인 무대이면서도 어떻게든 전통적인 것을 넣고 싶어서 가운데 무대 문양을 단청 문양에서 따오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미술부 팀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경청했다고 말했다. 극 중 ‘신스틸러’로 사랑받고 있는 민화 ‘호작도’에서 튀어나온 듯한 호랑이 더피와 갓을 쓴 까치 서씨 중 서씨의 아이디어 제공자도 셀린 킴으로 알려져 있다.
셀린 킴은 “전통적인 것에 대한 고증 리서치를 많이 도왔다”고 말했다. 주인공 아이돌그룹 ‘헌트릭스’ 멤버 삼인방의 무기를 선택하는 과정에도 “한국의 색이 짙은 것을 우선으로 ‘푸시’를 많이 하기도 했다”고 한다. “태초의 헌터들인 무녀 복장을 제작할 때도 한복의 주름이나, 겹쳐 입는 방식 등 세세한 부분들도 리서치해서 팀들과 공유하며 함께 만들어 나갔다”고 했을 정도로 <케데헌>이 그린 한국의 곳곳에 셀린 킴의 애정과 노력이 담겼다.
배경 아트디렉터(배경 미술감독)란 어떤 직책이며, 이번 작품에서 감독님이 주로 담당하신 작업은 무엇인가요?
= 미국의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배경 미술감독은 캐릭터가 사는 세상을 디자인하고, 검수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제 위에는 프로덕션 디자이너(Production Designer)라는 직책이 있는데 그분께서 전반적인 비전을 설계해 주시고, 저는 그것에 맞춰 서울 도심 전체와 같은 큰 이미지부터 컵라면까지 작은 소품들까지 전부 감독했습니다. 배경 담당팀을 따로 관리하는데, 보통 배경 쪽의 업무가 많기 때문에 캐릭터팀보다도 오래 제작에 남기도 합니다.
작품 공개 이후 등장인물들의 한복, 전통 매듭 팔찌, 데친 브로콜리 등이 있는 국밥집의 반찬, ‘코리안 마블링’ 접시에 담긴 김밥 등에 대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작품 속에서 그려진 의식주의 영역 중에서 감독님께서 관여한 부분은 어디까지라고 보면 될까요?
= 의상이나 액세서리 같은 경우는 캐릭터 팀이 했지만, 국밥집의 국밥과 반찬, 음식 등은 제가 직접 감독하고 레퍼런스와 같이 굉장히 특정적인 지시를 내린 디자인입니다. 떡볶이집에서 자주 보이는 마블링 접시는 사진과 함께 한 치 오차도 없이 똑같이 만들라고 지시한 기억이 있네요. 여담이지만, 수저 밑에 냅킨을 두는 건 저도 놓친 부분이었는데 3D 팀에 계신 한국 분들께서 깨알같이 디테일을 살려주셨습니다.
이 작품을 작업하실 때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예상하셨나요? 이렇게 공들여서 한국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는 어디서 비롯됐을까요?
= 아무래도 미국에서 이렇게 큰 제작비를 들여 만드는 첫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그에 걸맞도록 현대적인 배경이어도 전통적인 비주얼들이 최대한 많이 반영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가끔 생활·모던 한복을 사 입을 만큼 좋아하기도 했고, 한복과 전통 액세서리에 진심인 디자이너분들에게 영감을 받은 부분도 컸습니다. 관련 사업이 영화로 인해 더욱 번창했다고 하니, 열심히 만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예쁜 전통 디자인을 현대화 시키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와 응원을 드립니다!
잠실주경기장, 남산타워 등 이번 작품을 통해서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서 공간의 저작권 문제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애니메이션에서는 공간을 전부 직접 3d로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실존하는 랜드마크에 대한 저작권 허가가 필수적입니다. 보통 내용상으로 필요한 랜드마크를 선정하여 디자인 단계에서 한국 측 담당 팀을 통해 건물을 소유 중인 기업 또는 시에 직접 문의합니다.
한국 작품에서도 담아내기 힘든 서낭당, 공동묘지, 궁궐 등을 담아내기가 쉽지 않았을 듯합니다. 고증 작업에 엄청난 공을 들였을 듯합니다.
=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온라인상에서 영문으로 된 한국 전통 복식, 무기 등의 자료 부재였습니다. 한국어로 찾지 않으면 아예 나오지 않는 무기들(곡도, 신칼 등)도 많았고 복식 또한 사극을 참조하기에는 고증 오류가 있는 경우도 많아 직접 한국어로 여러 번 자료 수집을 했었습니다. 물론 다행히도 아트팀에 몇몇 한국인 아티스트 덕분에 혼자서 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됐습니다. 검수해 주신 교수님도 계셨는데도 고증 면에서 놓친 부분들이 몇몇 있어 못내 아쉽기도 합니다.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된 자동차 등등 한국인이라면 웃으면서 찾아낼 수 있는 포인트가 등장하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혹 감독님이 의도적으로 더 숨겨둔 요소가 있을까요? 이런 걸 알아차리는 시청자의 반응을 보고 기분이 어떠셨나요?
= 숨길 생각 없이 전부 봐주셨으면 싶습니다! 저 포함 모든 아티스트들이 정말 열심히, 도로에 벽돌 하나하나 신경 써가면서 디자인했습니다. 간판 같은 경우에도 작은 농담을 쓰거나, 농심 대신 ‘동심’을 쓰는 등 한국인이라면 보고 피식 할 수 있는 언어유희도 곳곳에 넣었습니다. 화면에 잘 나오지 않더라도 많은 분이 작업물을 줌인하셔서 보시고 재미있어하셔서 저도 즐겁게 작업물을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생소한 팀원들에게는 한국적인 설정이나 캐릭터, 공간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가며, 납득시키며 작업하셨는지도 궁금해지네요.
= 한국인이 아닌 팀원들도 사진이나 레퍼런스 보드만 보여줘도 금방 해내는 좋은 팀이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고증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 정말 많은, 좋은 질문도 해주었고 그때마다 저 또한 팀에게 최선의 도움이 되고자 여러 자료를 찾아서 번역해 전달해 주었습니다. 전통적인 디자인은 미국 법무팀에게 생소한 경우가 많아 노리개 매듭, 목욕탕 싸인 등의 사용을 허가를 주지 않아서 박물관 사진과 사전 설명 등을 전부 첨부해 번역까지 해가며 허가해줄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트와이스 등의 케이팝 스타를 비롯해 켄 정, 이병헌씨, 김윤진씨등이 참여했는데요. 제작진에 한국인 스태프의 비중이 어느 정도였고, 작업 분위기는 어땠나요?
= 다른 부서는 잘 모르지만, 아트팀만 하더라도 조은이·백승근·이지은 아티스트 이외에도 프리랜서로 참가해주신 위현송 아티스트·김시윤 아티스트, 인턴으로 참여하신 김예솔 아티스트 그리고 저까지 총 7명이었습니다. 한국 아티스트들 뿐만이 아니라 미국인 아티스트들도 전부 영혼을 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항상 최상의 작업물과 상상력으로 임했습니다. 창작 면에서도 프로페셔널 했지만 서로 마음도 잘 맞아서 <케데헌> 이후에도 자주 모이며 끈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셀린 킴 감독은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졸업 후 현재 종사 중인 커리어에 대해 더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패서디나 아트센터를 마쳤다. 이후 애니메이션 명가 드림웍스를 거쳐 넷플릭스, 소니 픽쳐스에서 일했다.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잠시 아트디렉터 직책에서 내려와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비주얼은 역시 스토리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비주얼이지 않을까 싶네요. <케데헌>은 K팝이라는 소재에 걸맞게 반짝반짝하고, 꿈 같으면서도 세련된 룩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스토리에 걸맞은 여러 다양한 비주얼을 선보일 수 있는 아티스트, 아트디렉터가 되고 싶습니다.”
<케데헌>의 수록곡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를 휩쓸고, 오스카 유력 후보로까지 거론될 정도로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다회차 관람은 기본, 따라부르며 영화를 관람하는 싱얼롱(Sing-Along) 극장 이벤트까지 이어지고 있다. 거의 프레임 단위로 쪼개서 즐기는 시청자가 늘면서 공개 두 달이 넘어서도 이야깃거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주인공 루미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 귀마의 완전 퇴치 여부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며 2탄의 제작을 염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셀린 킴 감독은 “다음 작품은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한다고 하니 기대해 달라”는 말로 끝인사를 대신했다.
올 11월 개최를 앞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의장국 브라질이 각국에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035 NDC)’ 제출을 촉구했다. 유엔과 브라질은 오는 9월까지 NDC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한국 정부는 기한을 맞추기 어려워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당사국총회 의장인 안드레 코레아 두 라고 브라질 외교부 차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각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내달까지 2035 NDC를 제출해달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오는 9월25일 뉴욕에서 유엔 총회와 별도로 COP30 쟁점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 예정이다. 두 라고 의장은 각국에 야심찬 목표를 제출할 것을 주문하면서, 목표가 충분하지 않으면 COP30에서 추가적 조치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은 2015년 파리협정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유지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5년마다 탄소 감축 목표와 계획을 설정해 유엔에 제출한다. 올해는 2035년까지의 목표를 제출해야 한다.
현재까지 이 목표를 제출한 국가는 28개국에 불과하다. 한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배출 국가들은 아직 2035 NDC를 발표하지 않았다. 한국은 2030 NDC로 2018년보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2035 NDC는 이보다 더 진전된 목표를 세워야 한다.
한국은 브라질이 재차 제안한 시한인 9월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2035 NDC 정부 초안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9월까지 정부안을 만들고, 이후 공론화를 거쳐 10월 말까지 2035 NDC 최종안을 수립할 계획을 밝혔다.
김 장관은 2030 NDC 달성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면서도 “대한민국 위상과 국내 산업 탈탄소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도전적이면서 합리적”인 2035 NDC를 수립하겠다고 했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2035 NDC 확정을 더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운동본부는 지난 14일 “정부는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2035 NDC 결정절차를 중단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2049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법률로 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부가 단기 목표를 졸속 공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남성욱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변호사는 “제때 제출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제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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