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찬사를 보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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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어쩔수가없다>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 9분 가까이 기립 박수를 받았다. “섬뜩할 정도로 재미있다” “올해의 <기생충>이다” 등 외신의 호평도 잇따랐다. 박 감독이 올해 베니스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쩔수가없다>는 영화제 황금 시간인 금요일(29일) 밤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세계 첫 공식 상영회를 열었다. 상영 10분 전 박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이 레드카펫에 등장하자 뜨거운 환호가 나왔다.
일부 관객들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프론트맨’으로 잘 알려진 이병헌을 보고 “리(Lee)!”라고 부르며 열광했다. 개인 사진전을 연 적도 있는 박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직접 현장을 촬영하기도 했다. 제작 총괄을 맡은 이미경 CJ 부회장도 시사회에 참석했다.
영화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물이다.
관객들은 모순적인 코미디 장면에는 웃음을, 실직의 고통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탄식을 아끼지 않았다. 139분의 영화가 끝나고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1032석을 가득 메운 이들은 9분가량 기립 박수를 보냈다.
<어쩔수가없다>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소설 <액스>(1997)를 원작으로 한다. 그리스 출신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원작 판권을 사들여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2005)를 만든 바 있다. 20년 전 <액스>를 읽고 감명받은 박 감독은 2009년 영화 <박쥐>로 찾은 칸국제영화제에서 가브라스 감독 부부를 만나 리메이크 허락을 받았다.
박 감독은 상영에 앞선 공식 기자회견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많은 사람이 고용 불안정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이 이야기를 주위에 들려주면) 어느 시기든, 어느 나라에서 왔든 공감되고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이 돌아왔기에 20년 동안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30일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가브라스 가족과 프랑스 파리에서 극장을 빌려 시사를 했다”며 “그분들도 좋아해 주셨고, 저도 2009년부터 시작된 인연이 결실을 보게 된 데 눈물이 날 만큼 감개무량하더라”는 소회를 전했다.
영화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박찬욱은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일지도 모른다”고 했고, 영국 가디언은 “박찬욱의 최고작은 아닐지라도 현재까지 공개된 베니스 경쟁작 중 최고”라고 했다. 주연을 맡은 이병헌에게도 “놀라운 슬랩스틱 달인으로 마스 미켈센과 버스터 키튼의 존재감을 합쳐놓은 듯하다”(데드라인)는 찬사가 이어졌다.
황금사자상을 놓고 겨룰 올해 경쟁 부문 초청작은 21편이다.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조지 클루니 주연의 노아 바움벡 감독 신작 <제이 캘리>,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 등 경쟁작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은 30일 상영이 끝난 후 15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2012년 고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뒤 한국 영화가 베니스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13년 만이다. 박 감독의 작품이 베니스 경쟁 부문에 초청된 건 <친절한 금자씨> 이후 20년 만이다. 결과는 6일 폐막식과 함께 진행하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국민의힘이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후보로 추천한 이상현 숭실대 법과대학 국제법무학과 교수가 과거 강연에서 “트랜스젠더는 정신질환”이라며 성소수자 차별 발언을 반복적으로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단체들은 “후보 추천을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2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교수는 2020년 10월16일 보수 개신교계가 주최한 ‘차별금지법 바로 알기 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당시 강의 제목은 ‘해외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사례’였다. 이 교수는 이 강의에서 ‘성 정체성’이라는 단어를 설명하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성별과 다른 내면의 성 인식 상태는, 나는 정신질환의 하나인 ‘젠더 디스포리아’, 성 정체성의 장애로 해석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를 ‘정신질환’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유엔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사회권 규약)에서 사회적 성(gender)이 아닌 생물학적 성(sex)에 대한 차별금지 규정만을 두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사회권 규약을 이행하기 위한 지침 성격인 ‘유엔 사회권 규약 일반논평’ 20·22·23호 등에는 차별금지 사유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트랜스젠더), 간성인’ 등을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소수 전문가의 주장”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인권위법의 차별금지 사유 도입 이래 편향적 인권관이 확산됐다”며 “인권위가 퀴어 행사에 홍보부스를 설치하는 등 급진적 젠더 정책의 적극적 옹호 기관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트랜스젠더가 양산된다”며 “제3의 성이 늘어나게 해서 장래 세대에 트랜스젠더를 양산하려는 작정”이라고도 말했다.
이 교수의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국제 사회의 성소수자 관련 인권 인식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트랜스젠더의 정체성을 일반 정신병으로 규정하는 ‘성전환증’이나 ‘성주체성장애’이란 단어 표현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트렌스젠더는) 정신 건강의 문제가 아니고, 정신장애로 분류하는 것이 (사회에) 낙인을 가져왔다”며 국제질병 분류에서 삭제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주영 서울대 인권센터 연구교수는 “사회권 규약을 포함한 유엔 인권조약은 채택 당시 나열된 차별 사유에 한정되지 않고, 조약 목적과 취지에 따라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도 국제인권법의 확립된 기준”이라고 말했다.
[플랫]총리·장관·인권위원 후보자까지 ‘성소수자 혐오 논란’…“차별금지법 있었다면”
이상현 교수는 지난해 12월6일 ‘윤석열 탄핵 반대’를 주장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단체는 “비상계엄은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라며 “부정선거 등 이유로 계엄령을 발동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 등은 국민의힘에 ‘인권위원 추천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인권위를 ‘윤(석열) 어게인’의 기지로 삼고 싶은 것이냐”며 “반인권 끝판왕이자 내란 수호자가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인권위 지부도 “인권에 반하는 특정 종교적 신념과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인사를 지속해서 인권위원으로 선출하려는 시도”라며 “인권위를 ‘내란옹호위원회’를 넘어 ‘내란종교위원회’로 바꿔 형해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비판과 논란에 대한 경향신문의 설명 요청에 26일까지 답하지 않았다.
▼강한들 기자 handle@khan.kr
시 “6월 전국 1위”, 시의원 “상반기 전국 4위”
“시의원 할 말 한 것”, “손발 안 맞는 국힘” 등
부산에서 출생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부산시는 “6월 출생아 증가율이 전국 1위”라며 “맞춤 정책 때문”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이종환 부산시의원(국민의힘)은 “1~6월 출생아 증가율은 8대 특·광역시 중 4위”라고 평가했다.
통계청 발표를 인용하면서 서로 다른 분석과 목소리를 낸 셈이다. 찬양일색의 자체 평가에 부산시의원이 제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국민의힘 소속 시장과 시의원의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는 올해 6월 출생아 수가 1114명으로 2024년 6월 출생아 수 972명보다 14.6%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라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인구 동향을 보면 지난 6월 한 달 전국 출생아 수는 1만995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에 이어 대전 13.3%, 광주·충북 12.1%, 경남 10.9% 순이었다.
부산시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부산형 맞춤 정책의 역할이 컸다고 홍보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출산·양육 가정에 힘이 되는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양육에 대한 부모 부담을 줄이는 출산·양육 친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이 행복하고 부담 없이 양육할 수 있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데 시정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종환 부산시의원은 통계청의 올해 상반기 누계 출생아 수에 주목했다.
2025년 1~6월 부산의 출생아 수는 69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1명(7.5%) 많았다. 8대 특·광역시 중 인천(12.1%), 대구(10.9%), 서울(9.2%)에 이어 네 번째였다.
이 시의원은 “부산의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의 흐름이 고무적이지만 타 시도와 비교할 때 부산의 합계출산율(0.68명)은 서울(0.58명) 다음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방식대로 예산을 편성해서는 초저출산 현실을 타개할 수 없으며 관행적으로 해오던 방식이 아닌 극약처방 수준의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외압 및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등을 기각할 당시 논의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인권위 군인권소위 위원장인 김용원 상임위원이 외부로부터 회유 등을 받은 뒤 이를 기각했다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최근 김 위원을 출국금지하고, 인권위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최근 인권위에서 군인권보호 소위원회 회의록 등을 제출받았다. 김 위원은 수사 외압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박 대령 측이 낸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회의와 관련된 자료는 모두 비공개 처리돼 군인권소위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경위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군인권소위 위원장인 김 위원은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8월9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 검찰단의 채상병 사건 수사자료 회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성명에서 “회수한 해병대 수사단 수사자료를 곧바로 다시 이첩하고 박정훈 단장에 대한 항명죄 수사는 즉각 보류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군인권센터가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내자 김 위원은 같은 달 29일 이를 기각했다. 약 20일만에 갑자기 입장이 바뀐 것인데, 긴급구제 신청이 접수된 날(2023년 8월14일) 김 위원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47초간 통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군인권소위는 지난해 1월 박 대령에 대한 진정 사건도 기각했다.
특검은 김 위원이 이 전 장관과 통화한 뒤 입장을 바꿔 박 대령과 관련한 안건을 기각했다고 의심한다. 군인권센터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박 대령 사건을 살폈던 인권위 조사관들은 “피해자(박 대령)가 정당한 수사 활동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받는다고 느낄 만한 상당한 정황이 있다”며 해당 진정을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검팀은 최근 김 위원을 출국금지하고 인권위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당시 박 대령에 대한 진정 사건을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조사관 등도 특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조만간 군인권소위 위원 등 다른 관계자들과 김 위원도 불러 긴급구제 기각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법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인권위의 은폐, 무마, 회유, 사건 조작 등 직무유기·직권남용 관련 불법행위를 수사 대상으로 정한다. 이에 특검팀은 군인권센터가 김 위원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 중이다.
지난 4년간 월별 100건 안팎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취소가 올해 상반기 급증해 지난 6월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취소된 3건 중 1건은 계약 당시 최고가 거래였다. 급격히 늘어난 거래 취소가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도시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서울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결과, 매매계약 취소를 뜻하는 거래 해제건수가 지난 6월 1067건을 기록했다.
해제건수는 2021년 1월(190건)부터 올해 1월(151건)까지 월별 100건 내외에서 큰 변화가 없었는데 올해 2월(442건)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 3월 858건, 4월 497건, 5월 915건으로 급증세를 보였고 6월에는 1000건을 넘어섰다.
신고된 전체 거래건수 대비 해제건수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해당 비율은 월별로 1.9~4.6%였는데 올해 2월부터 5%를 넘겼고 지난 5월에는 11.1%로 급증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최고가 거래 중심으로 계약 취소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취소된 서울 아파트 거래 3건 중 1건은 계약 당시 역대 최고가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체 해제건수 3930건 중 최고가에 해제된 계약건수가 1433건으로 전체의 36.5%였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가 거래 해제가 많았다. 상반기 최고가 계약 해제 비율이 가장 높은 서울 자치구는 서초구(66.1%)였다. 강남구(52.8%), 용산구(49.4%), 마포구(48.7%), 종로구(48.4%), 광진구(46.2%), 송파구(45.0%), 양천구(42.9%) 등이 뒤를 이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올해 고가 아파트, 최고가 거래 중심의 계약 취소 급증과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이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어 (의도적인) ‘가격 띄우기’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전까지 거래된 적이 없던 높은 가격으로 실거래가가 신고되면 이후 계약이 해제되더라도 해당 단지의 거래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령 서울 성동구 전용면적 59.9㎡인 한 아파트는 지난 4월6일 직전 거래가보다 4억원 높은 22억원에 거래됐지만, 한 달 뒤인 5월12일 해제됐다. 해당 계약은 취소됐지만 그사이 이뤄진 4건의 계약은 이 가격을 반영해 21억~22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거래량 자체가 급증했고, 종전의 종이계약을 전자계약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 거래 취소가 늘어난 경향이 있다”며 “다만 건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가격 띄우기’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기획조사를 통해 위법 의심상황이 있으면 엄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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