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집다운 집에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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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8-04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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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다 못해 뜨거운 여름이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안전’을 붙인 안내문자가 하루에도 많게는 5~6번씩 온다. ‘오늘 밤 무더위가 예상됩니다. 시원한 실내온도를 유지해주세요’ 등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집 밖은 위험하니,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빵빵하게 켜고 실내에 머무르라는 일종의 경고다. 다만 이 안전문자는 ‘집다운 집’이 있어야 성립하는 명제일 것이다.
폭염이 오면 언론은 어김없이 쪽방촌을 찾는다. 바깥 기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숨 막히는 좁은 방, 낡은 선풍기에서 뿜어나오는 더운 바람, 연신 부채질하는 주민들. 언론이 매년 여름 ‘소비’해온 쪽방촌 장면이다. 그마저도 관심은 그때뿐. 쪽방촌 르포는 폭염이나 한파가 닥쳤을 때 한 번은 다뤄야 하는 캘린더성 소재가 돼버렸다.
정부 입장도 다르지 않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자료를 보면, 하루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으로 치솟는 폭염에서 전체 온열질환자 중 집에서 발생하는 비중은 그렇지 않은 때보다 2배로 뛴다. 추측건대 냉방기기가 마땅치 않거나 마음껏 켤 수 없는 처지일 것이다. 폭염은 이렇게 가난을 드러내고, 생존을 위협한다.
공허하게 울리는 ‘폭염 안전문자’날씨 소재로 전락한 쪽방촌 르포기후위기 막아줄 최소한의 집은가난해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집
여름마다 반복하는 일이지만 정부 대책은 임시방편에 머문다. “폭염에 취약한 장소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점검해달라”(한성숙 국무총리)면서 “가까운 무더위 쉼터 위치와 운영시간을 미리 확인해 적극 이용해달라”(윤호중 행안부 장관)에 그친다.
경남 양산 기온이 41.4도로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더니 41.6도, 42도로 국내 최고기록을 계속 갈아치울 만큼 폭염은 심해지고 있다. 기습 폭우도, 극한 한파도 빈번해졌다. 더는 계절적 변화가 아닌 기후위기에 따른 사회적 재난으로, 재난은 어김없이 가장 약한 곳부터 덮치곤 한다.
서울 ‘해든집’과 대구 ‘무더위 안심주택’ 등 최근 보도한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사례는 그래서 반가웠다.
집은 단순히 몸을 누이는 거주의 공간이 아니다. 생존과 안전을 보장하는 보루다. 두 사업 모두 쪽방 주민에게 일시적인 대피소가 아니라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는 데 박수를 보낸다.
해든집은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 세입자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다. ‘해가 드는 집, 희망이 스며드는 집’이라는 뜻으로, 쪽방촌을 개발할 때 주민들이 머물 임대주택을 확보해 이주한 뒤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이주한 142가구가 올해 모처럼 시원한 여름을 나고 있다.
무더위 안심주택은 원룸 보증금을 지원해 더 나은 주거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주택 개념이다. 기본적인 전자제품과 가구 등이 마련돼 있으며, 여름철에는 4개월간 임대료와 전기료도 지원한다. 이제 막 탄생한 1호 입주민은 “운동도 열심히 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집다운 집에 머물게 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꿈만 같다”고 했다. 샤워하고 싶을 때 샤워하고, 화장실도 가고 싶을 때 가고, 화초를 키우며 집 안을 꾸미는 소소한 일상이 이들에게는 그간 꿈처럼 어려웠던 일이었다.
반지하에 살던 한 가정을 취재했던 일이 떠오른다. 폭우로 물이 들어차 집 안 장판은 우글쭈글했고 습기와 곰팡이로 쿰쿰한 냄새가 났는데, 아이 5명이 자라고 있었다. 아이들 어머니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였다.
지난 5월 열린 ‘기후위기 시대, 최소한의 집’ 토론회에서 주거복지 관련 단체들은 기후위기 대응에 맞게 최저주거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소 면적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처럼 위생시설, 공간과 보안, 냉난방환경 등 주거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빈민운동가 고 제정구 의원도 “가난한 사람은 가난하게 살 권리가 있다. 가난하게 사는 집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집이어야 한다”고 했다.
휴대폰이 또 울린다. ‘야외활동을 자제하세요.’ 이 안전안내문자는 과연 누구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
폐가 딱딱하게 굳어 점점 호흡이 어려워지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5년 생존율이 주요 암보다 낮을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환자마다 병이 진행되는 속도가 달라 상태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 질환의 악화 정도와 예후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값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최주애 교수와 호흡기내과 김호철 교수,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호연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미국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서울아산병원에서 2011~2020년 해당 질환을 진단받고 1년 뒤 추적 검사를 시행한 환자 524명의 검사 기록을 분석하는 한편, 삼성서울병원에서 2008~2022년 검사를 받은 224명의 검사 결과를 통해 분석 내용을 재차 검증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한 번 생기면 폐 기능이 회복되기 어려운 원인 불명의 만성 진행성 폐질환으로, 증상이 진행될수록 호흡 곤란이 심해져 마른기침을 자주 하고 저산소증이 와서 손가락 끝이 둥글게 되는 곤봉지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폐기능검사로 폐 전체의 기능 변화를 종합적으로 파악했으나 폐가 굳는 섬유화가 어느 지점에서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파악하기 어려워 실제 질환이 악화한 양상을 놓치기 쉬웠다. 폐 내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도 있지만 이 역시 시간에 따른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렵고, 일관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의료진마다 영상 판독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CT 영상에서 섬유화가 진행된 폐 영역을 분석하도록 했다. 영상에서 나타난 그물·벌집 모양 음영의 범위를 동일한 기준으로 파악함으로써 환자들의 첫 검사 및 1년 후 추적 검사에서의 폐 섬유화 점수와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량을 객관적인 수치로 계산했다.
분석 결과, 1년 동안 폐 섬유화 점수가 4.05% 이상 증가했다면 사망 위험이 높아져 폐 이식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라는 기준값이 도출됐다.
인공지능으로 파악한 섬유화 점수가 실제 폐기능의 저하 상태를 반영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폐 섬유화 점수가 2.72% 증가한 경우 최대한 숨을 들이마신 후 가능한 한 빠르고 강하게 끝까지 내쉴 때 나오는 공기의 총량인 ‘노력성 폐활량’이 5% 줄어든 상태에 해당했다. 섬유화 점수가 4.52% 올랐을 땐 호흡을 통해 들이마신 기체를 폐포에서 혈액 속으로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를 나타내는 ‘일산화탄소 폐확산능’이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를 통해 제시된 폐 섬유화 점수 기준값이 위험도 상승을 반영한다는 사실은 검증을 통해 재차 확인됐다. 점수가 4.05% 이상 증가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폐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이 약 2.8배 높게 나타났다. 3년 예후 분석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향이 입증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제시된 표준화된 평가 지표가 병의 진행 가능성이 높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주애 교수는 “기존에는 CT 영상을 육안으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판독자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시간에 따른 폐 섬유화의 변화 유무와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섬유화 점수 변화의 기준값을 제시해 향후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정기 추적 관찰과 치료 전략 수립에 CT 정량 분석 기술이 보조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극한폭염이 이어진 지난 2일 충남 당진에서 농작업에 나선 고령자 2명이 잇따라 숨졌다.
3일 충남도와 당진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0분쯤 당진시 합덕읍 운산리의 한 논 옆 도랑에서 6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오전 논에 물을 보러 나간 뒤 귀가하지 않았으며 가족이 수색에 나섰다가 발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오후 3시21분쯤에는 당진시 구룡동의 한 밭에서 작업하던 80대 B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충남도는 두 사람 모두 폭염 속에서 농작업을 하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올해 충남지역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3명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천안시 입장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80대가 온열질환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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