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듯한 시설은 눈치 보여”···‘기후 약자’는 오늘도 ‘살기 위해’ 지하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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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8-06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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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최고기온이 40도를 오르내리는 대구의 지하도 상가에는 4일도 오전부터 노인들이 저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대구는 이날도 폭염경보가 내렸다.
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지하도상가에서 만난 한 상인은 지하도상가 쉼터에 앉아있는 노인들을 보며 “일레븐 투 파이브(11 to 5)입니더”라고 말했다. 매일 오전 11시 전후로 노인들이 쉼터로 몰려와 오후 5시가 되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지하도상가가 시작되는 지점인 ‘이벤트 프라자’ 인근에는 50여 명의 노인이 빽빽하게 앉아 땀을 식히고 있었다.
이들은 그저 시간을 떼우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 신발을 벗고 앉아 부채를 부치며 휴대전화 속 작은 화면을 들여다봤다. 이벤트 프라자 내 쉼터는 당초 소규모 공연장으로 조성됐지만 원형 관객석을 가득 메운 건 폭염을 피해 온 노인들 뿐이었다.
한낮에 공원을 돌아다니는 노인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평소 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중구 경상감영공원에 설치된 의자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몇 주 전부터는 아무도 안 나온다.”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던 김태완 할아버지(83)는 “이 날씨에 나오다가는 다들 죽겠다 싶은 거 아니겠나”며 “조금이라도 걸어야 할 것 같아 밖으로 나왔는데 나도 오후에는 반월당 지하상가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폭염에 취약한 노인들이 더위를 피해 지하 공간으로 몸을 옮기고 있다. 조금이라도 그늘지고, 무료로 차가운 공기를 누릴 수 있는 곳으로 노인과 쪽방 주민, 노숙인 등 폭염 취약계층이 이동하고 있다.
운영시간 내내 냉기가 가득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은행 등은 피한다고 했다. 서일수 할아버지(72)는 “백화점 같은 곳은 아무래도 ‘번듯한 시설’이라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물건도 안 살건데”라고 말했다.
같은 폭염 취약계층이지만 노인과 노숙인들은 쉬는 공간을 서로 알아서 분리했다. 도시철도 2호선 두류역의 경우 지하 2층 개찰구와 가까운 공간은 노숙인으로 보이는 4~5명이 짐을 곁에 두고 누워 있었다.
바로 위 두류 지하도상가는 노인들로 가득했다. 평상처럼 만들어진 공간에 수십 명의 노인이 더위에 지친 듯 앉아 있었다. 무인카페 등을 찾은 손님의 대부분도 노인이었다.
두류 지하도상가에서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예전에는 휴식공간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서 노인 뿐만 아니라 노숙인들도 많이 왔는데 노인들이 (노숙인이) 냄새가 난다며 계속 민원을 넣어서 노숙인들이 지하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이후 쉼터로 쓰이던 일부 공간이 미술품 등 전시장소로 바뀌었고, 남은 공간이 노인들의 전용 구역이 됐다.
대구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예년에는 노숙인들은 더워도 낮에 그늘이 많은 공원 등 야외에도 머물렀는데 올해는 살인적인 폭염이 들이닥치면서 노숙인들도 지하도나 고속버스 대합실 등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말 기준 대구지역의 노숙인은 572명(시설 479명·거리 93명), 쪽방주민은 519명이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은 “쪽방주민이나 노숙인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꺼리고 주로 야외 그늘을 찾아 다니는데, 올해는 너무 더워 이마저도 여의치가 않다”며 “취약계층이 많이 머무는 지역에 대피시설을 보강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포괄적 인공지능(AI) 규제법인 ‘AI법’이 2일(현지시간)부터 본격 시행됐다. 세계 주요 경제권 가운데 AI 기술 전반을 대상으로 한 첫 종합 규제 체계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U는 2024년 AI의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AI법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새로 출시되는 AI 생성 콘텐츠에는 AI가 제작했다는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 이용자가 챗봇 등 AI 시스템과 대화할 경우에도 AI와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기존 AI 시스템에는 새 규정에 맞출 수 있도록 오는 12월2일까지 유예 기간이 주어진다.
EU 집행위원회는 규제 집행을 위해 기술 전문가와 변호사, 경제학자 등으로 구성된 AI 사무국을 설치했다. AI 사무국은 챗봇과 같은 범용 AI 모델이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규정을 위반한 기업에는 시정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과징금이 부과된다. 가장 높은 수준의 위반에 대해서는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7% 또는 3400만 유로(약 550억원) 중 더 큰 금액이 부과될 수 있다.
AI법에 따른 추가 규제도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오는 12월부터는 성적 딥페이크 등 특정 위험성이 높은 AI 생성물이 금지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AI 챗봇을 활용한 비동의 나체 이미지 생성 논란 등이 배경이 됐다.
시민의 안전과 기본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험 AI 모델 규제는 기업들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내년 12월부터 적용된다.
헤나 비르쿠넨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기만과 조작을 줄이고 사람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AI는 시민과 기업에 큰 혜택을 줄 수 있지만 적절히 설계되고 사용되지 않으면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갈등 우려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EU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장벽이라며 비판해왔다. AI 규제를 둘러싼 미·EU 간 통상 및 기술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불볕더위에 농산물 출하량 급감오이 53%, 열무 48% 등 값 상승수급 차질 ‘히트플레이션’ 우려양배추·당근 등 파종 늦어진 탓수확 줄어 추석 물가 영향 클 듯
충남 서산시의 농부 박순옥씨(64)는 오후 5시가 넘어도 논에 나가기 어렵다.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기 때문이다. 이웃집 농부의 시름은 더하다. 더운 날씨 탓에 물을 흠뻑 줘도 양배추가 자라지 않고 있다. 박씨는 “한낮에는 마을을 돌아다녀도 일하는 사람이 없다”며 “올해 작물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밥상 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히트 플레이션’(폭염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소매가)를 보면, 이달 열무(1㎏) 평균 가격은 3969원으로 전월 대비 47.8% 상승했다. 시금치(100g)도 1732원으로 전월보다 56.1% 올랐고, 오이(10개)도 한 달 전보다 53.6%, 얼갈이배추(1㎏) 가격도 30.1% 뛰었다. 도매가 기준이지만 특 애호박(20개)도 52.7% 급등했다. 무더위에 잎채소류가 특히 메말라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올해는 전년과 평년에 비하면 폭우 등에 의한 피해가 적어 아직까지 가격이 낮은 상태지만, 폭염이 이어질 경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여름철 고온기에는 작물 생장이 둔화되며 8월에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농작물은 25도 이상에서 생육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폭염이 지속되면 향후 생산량이 줄어 추석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금 파종해야 하는 작물의 파종 시기가 늦어질 수 있고, 생육이 지연되면 가을 수확량 감소로 이어져 추석 때도 공급량이 부족할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겨울철에 나오는 당근은 8월 중순까지 파종해야 하지만, 가뭄으로 파종이 늦춰지고 있어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8월 농업관측 보고서에서 과일과 엽근채소 등의 출하량이 늘고 있지만 사과와 배에 대해 “향후 열매 성장 지연, 햇볕 데임 등 고온 피해 확산이 예상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참외는 7월 중순 고온으로 열매가 감소했고, 충청 지역에서는 백다다기 오이 재배 면적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수산물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수협 노량진수산시장에 따르면 7월 5주차(7월27일~8월1일·도매가) 고등어(1㎏)는 28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7%, 갈치 1만6700원으로 41.53%, 자연산 광어(1㎏)는 1만8700원으로 11.31% 상승했다.
축산물 가격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전염병 영향으로 올랐던 닭·계란·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폭염이 닥쳐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것이다. 이미 폭염으로 가축이 폐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기준 가금류 45만9738마리, 돼지 3만3759마리 등 가축 폐사는 총 49만3497마리로 집계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요동치면 소비자 물가 전체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공개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7월16일) 기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유럽 등에서 폭염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제투자은행 등을 중심으로 ‘기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상기후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식료품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져 국내 물가를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에 농축수산물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충남 아산시의 산란계 농장과 젖소 농장을 방문해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산란계는 열 스트레스에 취약해 폐사 위험이 크고, 젖소 역시 사료 섭취량 감소와 산유량 저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열차단 도포제와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해양수산부도 고수온 대응 비상회의에서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온이 28도 이상 3일 이상 지속되는 ‘고수온 경보’ 발효 해역을 6곳에서 17곳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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