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비대면 진료 한 번에 221만원···섬마을 ‘51억 키오스크’는 비닐도 안 뜯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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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8-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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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예 쓰는지는 우리도 모리고, 지난주엔가 회관에 설치하고 갔다. 저기 벌써 두 번째다. 할매들 안 쓴다 캐도 공짜라고 주고 가삐는데 우얄끼고.”
지난달 23일 경남 남해군 상주면 노도. 마을 반장 김창남씨가 회관 한쪽에 덩그러니 놓인 기계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커다란 모니터와 카메라가 달린 전형적인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영어로 ‘떼어내세요’(Remove me)라고 적힌 비닐 포장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전원 플러그조차 꽂혀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안 쓴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플러그를 꽂고 전원을 켜자 ‘비대면 진료 섬닥터’라는 화면이 나타났다. 그 아래로 뜨는 ‘해양수산부’ 로고가 이 기기를 “설치하고 갔다”는 것이 누구인지 짐작하게 했다.
김씨가 “벌써 두 번째”라고 했던 이유는 바로 옆에 있었다. 새로 설치한 키오스크 옆 바닥에는 전선이 감긴 채 굴러다니는 모니터, 스마트폰 공기계가 있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마을 주민이 한마디 거들었다. “회관도 좁은데 높은 분들한테 말해서 저거 좀 고마 가가라 하소.”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노도 마을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해수부가 올해 정부 사업으로 본격화한 ‘어복버스 비대면 섬닥터’ 단말기다. 2024~2025년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방식의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고정형 키오스크 방식으로 전환했다. 섬 주민이 키오스크 화면으로 육지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처방약은 택배로 섬까지 배송받는 방식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섬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7점이었다. 이에 정부는 전국 240여개 섬에 이 장비를 설치한다는 목표로 올해 사업 예산만 51억2700만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정작 이날 노도에서 만난 주민 가운데 키오스크를 써봤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사용법을 아는 사람 역시 없었다. 주민 10명 중 7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섬마을에서 키오스크는 안 그래도 좁은 회관을 차지하고 앉은 쇳덩이였다.
2024년 2억8000만원, 지난해 3억5000만원이던 섬닥터 사업비는 올해 51억2700만원이 됐다. 민간기금을 활용해 시작했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며 국비가 투입됐다. 올해 기준 국비 28억7700만원에 지방비와 수협재단 부담이 각각 11억2500만원씩이다.
문제는 수십억원 예산을 쏟아부으면서도 근거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해수부의 ‘어복버스 비대면 섬닥터 운영 현황’을 보면, 섬닥터는 사업 첫해인 2024년 121개 섬에 설치돼 진료 1771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정작 비대면 진료의 실효성을 입증할 핵심 지표인 ‘회원 등록 건수’ ‘처방 발행 건수’ ‘실제 약 배송 건수’는 모두 ‘자료 부존재’ 상태다. 자료가 있는 2025년 실적은 더욱 의문을 만든다. 회원등록 2315건, 진료 2315건, 처방 발행과 실제 약 배송이 각각 2151건이었다. 그런데 설치된 섬이 200곳이다. 단순 환산하면 한 곳당 연 진료 11.6건, 월 1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30일 기준 설치된 키오스크는 154개소, 진료는 72건이다. 새 장비 설치가 지난 6월 말 시작됐기 때문에 해당 수치만으로 올해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진료 건수가 설치 개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건 최소 82개 섬에서는 진료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통상 설치 당일 사용법을 알려주며 시범 진료를 해보는 것을 고려하면, 그마저 이뤄지지 않은 섬이 상당수라는 의미다. 노도 마을이 바로 그 사례다.
키오스크는 정부가 구매한 것도 아닌 민간기업에서 빌린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구매를 하면 장비 관리와 시스템 업데이트가 어려워 관리 차원에서 대여로 했다”며 “매년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특정 기기를 구매하면 호환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사업을 계속하는 한 장비 임차와 관리 비용도 되풀이되는 구조다. 그 비용이 매해 9억7700만원이다.
섬닥터의 올해 총사업비 51억2700만원을 지난해 연간 진료 실적(2315건)으로 환산하면, 진료 한 번에 221만원의 세금을 쓰는 구조다. 차라리 그 돈으로 의사가 직접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는 것이 낫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그런 배가 있다. 경남·전남광주·충남·인천 등 4개 시·도가 운영하는 병원선 5척이다. 의사와 진료실, 약을 지을 조제 공간까지 싣고 매달 같은 섬을 돈다. 지난해 병원선 5척의 진료실적은 지자체가 ‘실인원’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3만8853건이었다. 섬닥터 진료 2315건의 16.8배다. 병원선 경남511호의 지난해 운영예산은 5억8100만원이다. 키오스크를 빌리는 데 쓰는 9억7700만원의 60% 수준이다. 병원선 5척 운영예산을 모두 합쳐도 45억8551만원으로, 올해 섬닥터 사업비 보다 5억4149만원 적다.
게다가 이 배는 섬닥터가 보급되는 바로 그 섬에 이미 들어가고 있다. 두 사업이 같은 섬에서 만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해수부는 섬닥터 보급 대상 선정 기준을 “연도교로 연결이 안 돼 있는 섬 중에서, 공중보건의가 없는 섬”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선이 순회 대상을 정하는 기준도 같다. 실제로 경남에서는 섬닥터 대상 44개 섬 가운데 32곳에 병원선이 매달 들어간다.
진료 내용도 상당 부분 겹친다. 해수부가 꼽은 섬닥터의 주요 진료는 근골격계 질환과 고혈압·고지혈증이다. 병원선이 매달 혈압을 재고 약을 조정하는 바로 그 질환이다. 지난해 경남511호가 처방한 14만7382일분의 약 가운데 30.1%가 고혈압·당뇨 약이었다.
같은 섬, 같은 주민, 같은 병. 그런데도 정부는 섬닥터와 병원선의 관계를 ‘보완’이라고 설명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들어가는 병원선만으로는 좀 부족하지 않나 싶어서, 서로 보완하는 형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완이 성립하려면 최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병원선이 언제 들어가고 언제 결항하는지 알고, 그 공백을 메우고 있어야 한다. 또 주민이 그사이 어떤 진료를 받고 무슨 약을 받았는지 다음 달 방문 때 볼 수도 있어야 한다. 화면으로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병원선 대면진료로 넘길 경로도 있어야 한다. 현재 이 중 가능한 것은 없다.
해수부는 섬닥터 사업은 비대면 진료 제도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쳤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대면진료와 관련해 협의한 것은 맞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사업을) 하게 해준다”며 “해수부가 추진하는 것이라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장 요구는 정부가 택한 방향과 달랐다. 병원선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새 장비를 더 놓기보다 이미 매달 섬을 찾는 병원선을 최대한 활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기상악화나 선박 고장으로 예정된 순회진료가 무산된 날만이라도, 기존 환자에 한해 전화·화상 진료를 허용해달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경숙 경남도 병원선 담당 사무관은 “요즘도 주민들이 아프면 ‘약 좀 보내주면 안 되느냐’는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의 섬 주민들은 화면 속 처음 보는 의사보다 매달 얼굴을 맞대는 병원선 의료진을 가깝게 여긴다.
그러나 병원선은 전화에 답할 수 없다. 병원선은 의료법상 의료기관도, 지역보건법이 열거한 지역보건의료기관도 아니다. 오는 12월24일 개정 의료법이 시행되면 비대면진료가 상시 제도가 되지만 그 진료를 할 수 있는 기관 목록에도 병원선은 빠져있다. 비대면 진료 제도를 주관하는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병원선의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PHIS) 이용을 법 개정 없이 행정 결정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비대면진료 허용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선은 의사가 섬으로 들어가 대면진료를 하는 수단”이라며 “섬 주민이 필요하면 육지 병원에 전화·화상으로 연결해 진료받고 약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섬마을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 가깝다.
섬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회원등록과 본인확인, 예약을 거쳐야 화면이 열리는 키오스크 앞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마을 대표가 도우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해수부도 장비를 설치할 때 이장·통장 등 마을 대표를 관리자로 지정해 사용법을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역할에 주어지는 보상은 없다. 섬닥터를 설치하고 있는 해수부 관계자는 “돕는 것은 의무가 아니고, 봉사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화도 다르지 않다. 병원선 의료진이 매달 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고령의 어르신이 어디가 아프고, 무슨 약을 원하는지 짚어내는 것이다. 얼굴을 맞대고 표정과 걸음걸이를 보면서 되묻고, 지난달 기록과 맞춰봐야 겨우 나오는 답이다. 처음 통화하는 육지 의사가 목소리만 듣고 그 일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반면 병원선에는 그 일을 할 조건이 갖춰져 있다. 매달 같은 섬을 도는 사이 의료진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슨 약을 먹는지, 지난달 혈압이 얼마였는지를 안다. 배 안에는 약을 짓는 조제 공간이 있어 처방한 약을 곧바로 지어 빠르게 섬으로 들여보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병원선 활용 계획이 없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그 병원선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그게 주무 부처가 다릅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1일 서울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지난달 30일 부임한 스틸 대사는 이날 엑스(X)에서 남대문시장 등을 둘러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그가 호떡을 들고 상인과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겼다.
그가 공개한 다른 사진에는 남대문시장에서 자신의 남편인 숀 스틸 변호사와 함께 손하트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스틸 대사는 “오랜만에 다시 찾은 남대문시장에서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많은 것이 변했지만 따뜻한 정과 활기, 정겨운 풍경은 기억 속 모습 그대로였다”고 했다. 그는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오는 서울을 다시 알아가는 시간이 참 설렌다”고 했다.
스틸 대사는 전날에는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오늘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면서 한국의 뛰어난 혁신과 리더십의 유산을 다시금 떠올렸다”며 “여러분과 만들어갈 여정이 기대된다. 함께해 달라”고 적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대사는 일본을 거쳐 1975년 미국에 이민했다. 2011~2014년 성 김 전 대사에 이은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다. 스틸 대사의 부임으로 1년6개월 넘게 이어지던 주한 미대사 공백도 해소됐다.
장모씨(19)는 지난달 충남 홍성군의 한 상가 건물 화장실과 계단에서 번개탄에 불을 붙여 방화하려다 다른 사람에게 발견돼 미수에 그친 혐의(현주건조물방화미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뒤 구속됐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살하려고 그랬다”면서도 “잘못한 것 같고 그냥 범행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건물의 화재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구속 송치했다.
대전지검 홍성지청 형사부(부장검사 임홍주)는 지난달 27일 장씨의 구속을 취소해 석방하고 불기소했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의 현장 검증 결과가 결정적이었다. 화재감식관은 화장실 타일에 수분이 많고 계단은 불연재로 마감돼 번개탄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실제 번개탄을 착화 실험한 결과 30㎝ 이하 불꽃이 50초 만에 꺼졌다. 검찰은 장씨가 ‘먼저 떠나서 미안하다’는 유서를 쓴 점, 방화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건물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불기소했다.
오는 10월2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대검 과수부의 존치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검찰은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더라도 보완·재수사 요구나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대검 과수부의 감정·분석 기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 대검 과수부의 명칭을 ‘법과학부’로 변경해 조직·기능을 유지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과수부는 문서·진술·영상과 유전자정보(DNA) 등을 전문적으로 감정·분석해 수사부터 공소유지까지 지원하는 부서이다. 법과학분석과, DNA·화학분석과, 디지털수사과, 사이버기술범죄수사과로 구성됐다. 특히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비견될 만큼 세계적인 포렌식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여권 일각에선 대검 과수부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국과수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소청에 과수부를 남기면 우회적인 직접 수사를 하거나 향후 수사권 부활에 이용될 수 있다고 의심한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페이스북에 “대검 과수부, NDFC가 존치된다면 검찰청이 간판만 바뀌었을 뿐 이전의 직제, 인력 등이 그대로 유지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금지되면 기소에 필요한 증거 수집이 약화하기 때문에 증거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판단한다. 재판 단계에서도 증거 조사가 더욱 치열해져 심리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AI)과 딥페이크 기술의 발달로 영상·음성의 진위 검증은 더욱 중요해졌다.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검사는 피의자, 사건관계인, 사법경찰관 외에도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다. 검찰은 대검 과수부 인력은 검찰수사관이 아닌 연구관, 연구사, 감정관 등이어서 전문가에 해당한다고 해석한다.
검찰은 대검 과수부를 국과수와 통합하는 안에 대해선 검사가 국과수 감정 결과를 ‘교차 검증’해야 감정의 신뢰도가 상승한다며 반대한다. 실제 2022년 ‘부산 돌려차기 사건’ 당시 국과수가 DNA 증거를 찾지 못해 가해자는 살인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 대검 과수부가 DNA 검출에 성공하자 형량이 높은 강간살인미수로 혐의가 변경돼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대검 한 간부는 “공소청은 경찰과 중수청은 물론 특별사법경찰까지 모든 수사를 통제해야 한다”며 “검사들이 증거에 대한 검증 없이 수사기록만 믿고 기소하거나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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