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조회수 늘리기 범정부 합동 TF, 카자흐스탄과 합동 검거작전으로 스캠 조직원 14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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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조회수 늘리기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한국인 스캠 범죄조직원 14명이 한국 정부와 현지 당국과의 합동 작전으로 검거됐다. 이들은 차례로 국내 송환돼 구속됐다. 중앙아시아 소재 한국인 스캠범죄 조직이 정부에 의해 직접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3일 현지 당국과 ‘바늘(INE)’이라는 이름의 합동 작전을 벌여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에서 활동하던 스캠범죄 조직의 사무실·은신처를 급습, 한국인 스캠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20대~30대인 이들은 해외에 콜센터를 만든 뒤 금융감독원·검찰 등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 일당은 겁을 먹은 피해자들이 숙박업소 등으로 이동하게 하는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을 이용해 외부와 연락을 단절시켰다. 이어 피해자들이 지정한 계좌로 돈을 옮기게 하는 방식으로 돈을 편취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16명, 피해액은 6억원에 이른다. 당국은 피해액에 최대 수십억원 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추가 피해자·범죄 등을 수사하고 있다.
당초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활동했던 이들 조직은 현지 단속이 강화되자 베트남을 거쳐 지난 4월 카자흐스탄으로 거점을 옮겼다. 이런 정황을 확인한 경찰청은 TF 내 관계기관과 협동 작전을 통해 이들을 검거했다. 국가정보원은 정보 협력 채널을 가동해 카자흐스탄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고, 법무부도 형사사법절차에 긴급 착수했다.
지난달 27일 현지에서 검거된 한국인 피의자 14명은 이날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차례로 송환됐다. 피의자들은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돼 전기통신피해환급법 위반·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전원 구속됐다.
경찰은 이외에도 현지에서 활동하다가 귀국해 국내에 있던 5명도 검거해 이들 중 4명을 구속됐다. 구속되지 않은 1명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상태다. 중국 국적인 이들 일당의 총책은 현재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TF는 “캄보디아 측 집중단속으로 범죄 거점이 베트남·태국 등으로 이동한 ‘1차 풍선효과’가 발생했고, 이후 인접국 단속도 강화되자 원거리 제3국으로 이동하는 ‘2차 풍선효과’가 발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범죄조직을 계속해 추적하다가 피해가 커지기 전 예방적으로 단속·검거한 첫 사례”라며 “현지 당국과 원점 타격을 통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TF 관계자는 “이번 공동작전이 성사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협조해 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범죄 조직이 지구 반대편 등 아무리 멀고 생소한 지역으로 숨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 국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36주 임신중지’ 사건 항소심에서 산모 권모씨가 살인 혐의 무죄를 선고받자, 그를 대리한 김명선 변호사는 기쁜 마음보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한다. 만약 유죄가 나왔다면 “임신중지는 더 음지로 숨어들고 의료진도 위축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이번 무죄 판결이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최소한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플랫]‘36주 임신중지’ 산모, 2심 ‘살인죄’ 무죄…병원장도 형량 줄어
김 변호사와 재판 방청과 탄원 등을 이끌었던 나영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대표는 지난 3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결코 산모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권씨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째 이어지는 입법 공백을 드러낸 상징적 일이라며 “임신중지를 했다는 이유로 국가가 여성들을 죄인으로 몰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플랫]“임신중지 장벽 더 높아져”…‘우먼헬프우먼’이 만난 ‘미프진’ 구하는 여성들
이 사건은 권씨가 2024년 6월 자신의 임신중지 경험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살아 있는 태아를 제왕절개로 출산케 한 이후 살해한 혐의로 권씨와 의료진을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권씨에게 태아를 살해할 고의가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권씨가 산 채로 태어난 태아를 의료진이 살해할 것이라는 점은 인식하지 못했다”며 권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김 변호사는 국선으로 우연히 권씨를 변호하게 됐다. 그는 관련 기록을 보고 나서 “이건 처음부터 무죄를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일부러 피고인에 대한 감정 이입은 완전히 배제하고, 법리만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전 브로커를 통해 아이가 사산되는 것 맞느냐고 물어본 문자 내역, 유튜브에 직접 올린 영상 등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걸 뒷받침하는 증거”라며 “나타난 증거와 법리만 보면 살인 의도는 없었다는 건 명확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1심 재판부는 산모가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했어야 한다”는 이유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나영 대표는 “1심은 증인이나 피고인 신문을 할 때 현재의 보건 의료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한계는 2심에서 보완됐다고 평가했다. 2심 재판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인 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임신 후기에도 태아 심정지를 유도한 뒤 배출하는 방식 등이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 변호사는 “오 부위원장이 명확하게 의료 현장의 상황을 증언했고 이에 따른 제도의 공백이 구체적으로 뭔지를 설명했다”라며 “그러면서 재판부도 이전과는 다른 심도 있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들은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입법 공백에 있다고 강조했다. 나영 대표는 “정부는 보호출산제는 추진하면서도 임신중지 제도는 사실상 방치했다. 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 복지부 역시 상당한 정치적 압박 속에서 수사의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낙태죄 대신 다른 것으로 처벌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신중지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나영 대표는 “왜 여성들이 후기까지 임신중지를 미루게 되는지부터 봐야 한다. 노동, 주거, 경제적 어려움, 가족관계, 의료 접근성 등 여러 사회적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우리의 주장은 더 활발히 임신중지를 하자는 게 아니다. 임신중지 이후의 삶을 제대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낙태죄 폐지, 다음을 상상하다②] “임신중지를 잘 받아야 정말 임신하고 싶을 때 잘 할 수 있다고 너네 정부에 이야기해봐”
이어 “국회에서도 몇주에 임신중지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단편적 논의에서 벗어나 공식 상담 시스템과 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의료진이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출생한 아이에 대한 연계 시스템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 김정화 기자 clean@khan.kr
2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의 한 당근밭. 농민 송철주씨(57)가 흙을 한 움큼 쥐었다가 펼치자 흙이 먼지처럼 공중에서 흩날렸다. 송씨는 “원래 흙을 손에 쥐면 뭉쳐져야 하는데 가물어서 바싹 말라버렸다”면서 “이 상태로는 파종해도 싹이 제대로 나지 않고, 어렵게 싹을 틔워도 수분 부족으로 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파종을 무작정 미룰 수는 없고,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도 있어 조금이나마 비가 내릴까 기대하며 파종해 놓은 상태”라면서 “제발 태풍이라도 시원하게 비를 뿌려줬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제주 지역에 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계속되면서 농가의 가뭄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한창 파종 시기를 맞은 당근 재배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현재 도내 농경지 대부분 토양수분이 ‘부족’ 또는 ‘매우 부족’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제주지역 장마 기간은 평년(32.4일)보다 12.4일이나 짧아 강수량이 적었다. 장마가 끝난 뒤에도 단비 소식 없이 불볕더위만 계속되면서 토양이 바싹 말라가고 있다.
당근 재배 농가들은 농업용수에 의존한 채 애를 태우고 있다. 구좌읍을 중심으로 한 제주 동부지역은 전국 당근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는 당근 주산지다. 매년 12월에서 1월 사이에 출하하는 월동 당근은 대부분 제주에서 생산된다. 품질과 생산 시기를 맞추려면 통상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파종해야 한다. 충분한 물 공급 여부가 초기 발아와 생육 전체를 좌우한다.
지금처럼 토양이 건조하면 씨앗이 싹조차 틔우지 못한 채 말라 죽는다. 구좌읍에서 만난 또 다른 농민은 “토양 수분이 워낙 부족해 당근 발아율이 10%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예년 발아율은 70% 안팎이다. 예년 같으면 전체 농가의 절반 이상이 파종을 마쳤을 시기지만, 올해는 70~80% 농가가 파종을 미룬 채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종을 마친 농가들 역시 온종일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마을 곳곳에 설치된 물백(이동식 물 저장 탱크), 급수탑 등에서 물을 길어 나르고 있다.
제주도는 현장에 공용 물백을 설치하고 급수탑 개방, 급수 차량 및 양수기 지원 등 긴급 용수 공급 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또 지난달 24일부터 ‘농작물 가뭄대책 TF팀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 중이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이날 구좌읍 당근 재배 농가를 방문해 “발아기 물 공급이 올해 당근 농사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기상 상황과 토양수분, 지역별 수요를 챙기겠다”면서 “농가들이 요청한 급수시설 확충과 관로 확대, 저수지 수질관리 등도 점검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3일 현지 당국과 ‘바늘(INE)’이라는 이름의 합동 작전을 벌여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에서 활동하던 스캠범죄 조직의 사무실·은신처를 급습, 한국인 스캠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20대~30대인 이들은 해외에 콜센터를 만든 뒤 금융감독원·검찰 등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 일당은 겁을 먹은 피해자들이 숙박업소 등으로 이동하게 하는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을 이용해 외부와 연락을 단절시켰다. 이어 피해자들이 지정한 계좌로 돈을 옮기게 하는 방식으로 돈을 편취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16명, 피해액은 6억원에 이른다. 당국은 피해액에 최대 수십억원 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추가 피해자·범죄 등을 수사하고 있다.
당초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활동했던 이들 조직은 현지 단속이 강화되자 베트남을 거쳐 지난 4월 카자흐스탄으로 거점을 옮겼다. 이런 정황을 확인한 경찰청은 TF 내 관계기관과 협동 작전을 통해 이들을 검거했다. 국가정보원은 정보 협력 채널을 가동해 카자흐스탄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고, 법무부도 형사사법절차에 긴급 착수했다.
지난달 27일 현지에서 검거된 한국인 피의자 14명은 이날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차례로 송환됐다. 피의자들은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돼 전기통신피해환급법 위반·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전원 구속됐다.
경찰은 이외에도 현지에서 활동하다가 귀국해 국내에 있던 5명도 검거해 이들 중 4명을 구속됐다. 구속되지 않은 1명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상태다. 중국 국적인 이들 일당의 총책은 현재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TF는 “캄보디아 측 집중단속으로 범죄 거점이 베트남·태국 등으로 이동한 ‘1차 풍선효과’가 발생했고, 이후 인접국 단속도 강화되자 원거리 제3국으로 이동하는 ‘2차 풍선효과’가 발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범죄조직을 계속해 추적하다가 피해가 커지기 전 예방적으로 단속·검거한 첫 사례”라며 “현지 당국과 원점 타격을 통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TF 관계자는 “이번 공동작전이 성사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협조해 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범죄 조직이 지구 반대편 등 아무리 멀고 생소한 지역으로 숨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 국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36주 임신중지’ 사건 항소심에서 산모 권모씨가 살인 혐의 무죄를 선고받자, 그를 대리한 김명선 변호사는 기쁜 마음보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한다. 만약 유죄가 나왔다면 “임신중지는 더 음지로 숨어들고 의료진도 위축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이번 무죄 판결이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최소한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플랫]‘36주 임신중지’ 산모, 2심 ‘살인죄’ 무죄…병원장도 형량 줄어
김 변호사와 재판 방청과 탄원 등을 이끌었던 나영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대표는 지난 3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결코 산모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권씨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째 이어지는 입법 공백을 드러낸 상징적 일이라며 “임신중지를 했다는 이유로 국가가 여성들을 죄인으로 몰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플랫]“임신중지 장벽 더 높아져”…‘우먼헬프우먼’이 만난 ‘미프진’ 구하는 여성들
이 사건은 권씨가 2024년 6월 자신의 임신중지 경험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살아 있는 태아를 제왕절개로 출산케 한 이후 살해한 혐의로 권씨와 의료진을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권씨에게 태아를 살해할 고의가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권씨가 산 채로 태어난 태아를 의료진이 살해할 것이라는 점은 인식하지 못했다”며 권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김 변호사는 국선으로 우연히 권씨를 변호하게 됐다. 그는 관련 기록을 보고 나서 “이건 처음부터 무죄를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일부러 피고인에 대한 감정 이입은 완전히 배제하고, 법리만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전 브로커를 통해 아이가 사산되는 것 맞느냐고 물어본 문자 내역, 유튜브에 직접 올린 영상 등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걸 뒷받침하는 증거”라며 “나타난 증거와 법리만 보면 살인 의도는 없었다는 건 명확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1심 재판부는 산모가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했어야 한다”는 이유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나영 대표는 “1심은 증인이나 피고인 신문을 할 때 현재의 보건 의료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한계는 2심에서 보완됐다고 평가했다. 2심 재판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인 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임신 후기에도 태아 심정지를 유도한 뒤 배출하는 방식 등이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 변호사는 “오 부위원장이 명확하게 의료 현장의 상황을 증언했고 이에 따른 제도의 공백이 구체적으로 뭔지를 설명했다”라며 “그러면서 재판부도 이전과는 다른 심도 있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들은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입법 공백에 있다고 강조했다. 나영 대표는 “정부는 보호출산제는 추진하면서도 임신중지 제도는 사실상 방치했다. 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 복지부 역시 상당한 정치적 압박 속에서 수사의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낙태죄 대신 다른 것으로 처벌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신중지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나영 대표는 “왜 여성들이 후기까지 임신중지를 미루게 되는지부터 봐야 한다. 노동, 주거, 경제적 어려움, 가족관계, 의료 접근성 등 여러 사회적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우리의 주장은 더 활발히 임신중지를 하자는 게 아니다. 임신중지 이후의 삶을 제대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낙태죄 폐지, 다음을 상상하다②] “임신중지를 잘 받아야 정말 임신하고 싶을 때 잘 할 수 있다고 너네 정부에 이야기해봐”
이어 “국회에서도 몇주에 임신중지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단편적 논의에서 벗어나 공식 상담 시스템과 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의료진이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출생한 아이에 대한 연계 시스템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 김정화 기자 clean@khan.kr
2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의 한 당근밭. 농민 송철주씨(57)가 흙을 한 움큼 쥐었다가 펼치자 흙이 먼지처럼 공중에서 흩날렸다. 송씨는 “원래 흙을 손에 쥐면 뭉쳐져야 하는데 가물어서 바싹 말라버렸다”면서 “이 상태로는 파종해도 싹이 제대로 나지 않고, 어렵게 싹을 틔워도 수분 부족으로 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파종을 무작정 미룰 수는 없고,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도 있어 조금이나마 비가 내릴까 기대하며 파종해 놓은 상태”라면서 “제발 태풍이라도 시원하게 비를 뿌려줬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제주 지역에 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계속되면서 농가의 가뭄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한창 파종 시기를 맞은 당근 재배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현재 도내 농경지 대부분 토양수분이 ‘부족’ 또는 ‘매우 부족’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제주지역 장마 기간은 평년(32.4일)보다 12.4일이나 짧아 강수량이 적었다. 장마가 끝난 뒤에도 단비 소식 없이 불볕더위만 계속되면서 토양이 바싹 말라가고 있다.
당근 재배 농가들은 농업용수에 의존한 채 애를 태우고 있다. 구좌읍을 중심으로 한 제주 동부지역은 전국 당근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는 당근 주산지다. 매년 12월에서 1월 사이에 출하하는 월동 당근은 대부분 제주에서 생산된다. 품질과 생산 시기를 맞추려면 통상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파종해야 한다. 충분한 물 공급 여부가 초기 발아와 생육 전체를 좌우한다.
지금처럼 토양이 건조하면 씨앗이 싹조차 틔우지 못한 채 말라 죽는다. 구좌읍에서 만난 또 다른 농민은 “토양 수분이 워낙 부족해 당근 발아율이 10%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예년 발아율은 70% 안팎이다. 예년 같으면 전체 농가의 절반 이상이 파종을 마쳤을 시기지만, 올해는 70~80% 농가가 파종을 미룬 채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종을 마친 농가들 역시 온종일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마을 곳곳에 설치된 물백(이동식 물 저장 탱크), 급수탑 등에서 물을 길어 나르고 있다.
제주도는 현장에 공용 물백을 설치하고 급수탑 개방, 급수 차량 및 양수기 지원 등 긴급 용수 공급 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또 지난달 24일부터 ‘농작물 가뭄대책 TF팀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 중이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이날 구좌읍 당근 재배 농가를 방문해 “발아기 물 공급이 올해 당근 농사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기상 상황과 토양수분, 지역별 수요를 챙기겠다”면서 “농가들이 요청한 급수시설 확충과 관로 확대, 저수지 수질관리 등도 점검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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