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피의자, 경찰 보완수사 땐 어디 가나…개정 형소법, 모호한 신병 처리 규정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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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구속 피의자의 신병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검찰 내부에서 나온다. 검사가 구속 사건에서 사법경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경우 피의자의 신병도 함께 경찰에 넘겨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기존과 동일하게 피의자 구속기간을 사법경찰관 10일, 검사 최대 20일로 규정했다.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해 10일 이내에 검사에게 인치(강제로 데려옴)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검사는 구속 피의자를 인치받아 10일 이내에 기소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 등이 필요하면 1회에 한해 법원 허가를 받아 10일 이내로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통상 경찰은 구속기간 10일을 채워 수사한 뒤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 피의자를 인치해왔다. 검찰은 구속기간 최대 20일 내에서 보완수사를 거쳐 피의자를 기소했다. 하지만 10월2일부터는 개정법에 따라 공소청이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고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사건을 돌려보내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법조계에선 피의자 신병을 공소청이 계속 구속한 채 사건만 사법경찰관에게 보내 보완수사하게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개정법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수사를 위한 구속을 할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A부장검사는 “입법자 의도를 조화롭게 해석해보면 검사가 신병을 관리하되 경찰이 보완수사를 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신병처리가 적법한지는 결국 법원의 판단이 나와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피의자 입장에선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이 만료됐는데도 공소청을 이용해 구속기간을 부당하게 연장한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B변호사는 “경찰의 보완수사를 위해 검사가 구속기간을 연장하기 때문에 실질상으로는 경찰이 구속의 주체”라며 “경찰이 피의자를 최대 30일 구속 수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완수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구속기간이 만료돼 피의자를 석방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구속됐다 석방된 피의자는 다른 중요 증거가 발견된 경우가 아니면 동일한 범죄사실로 재구속하지 못한다. C차장검사는 “경찰이 구속기간 내에 보완수사를 제대로 이행해 사건을 보내주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보완수사 과정이 꼬여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살인 피의자도 일단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미·중 반도체 경쟁은 팽팽한 대치연간 500만명 이상 배출 엔지니어R&D 투입 기술·특허 쌓는 구조반도체 ‘차이나 공포’ 과도한 우려당장 K반도체 추월 가능성 낮지만언제 어떤 기술 낼지 모르는 복병
“현재 미·중 반도체 경쟁은 팽팽한 무승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첨단산업·투자 전문가인 이필상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전무는 미국의 각종 제재에도 중국이 미국과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게,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전기차·배터리·플랫폼 등 핵심산업 중국 기업 약 20개를 분석한 책 <차이나 시그널>을 출간한 이 전무는 5일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으로 “첨단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도 한국 등 선도기업들의 발전 속도를 계속해서 따라오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 제재로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기술력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의 제재가 집중됐던 중국 화웨이에 대해 “미국의 의도와 달리 화웨이는 중국 반도체 혁신의 거의 모든 영역에 개입돼 있고, 더 훌륭한 연구·개발(R&D) 능력을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전무는 “중국이 대부분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것과 달리 반도체는 아직 글로벌 1위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은 칩 설계, 파운드리(위탁생산), 메모리, 장비,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등은 물론이고 광모듈, 광케이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같은 인접 산업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메모리, 대만은 파운드리, 일본은 반도체 장비 등으로 주력 분야가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반도체 공급망의 모든 세부 산업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진행 중인 5개 이상의 EUV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라도 성공하거나, 화웨이의 ‘로직 폴딩’(집적회로를 수직으로 쌓는 기술) 등 돌파구(breakthrough)가 일어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15년간 중국 40여개 도시를 방문해 중국 기업을 분석해온 이 전무는 ‘엔지니어 배당’을 중국 혁신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꼽았다. 엔지니어 배당이란 풍부한 고학력 이공계 인력을 바탕으로 기술혁신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경제성장으로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뜻한다.
연간 500만명 이상 이공계 인재가 배출되는 중국에서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적극 확보해 R&D와 특허 출원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과거처럼 남의 기술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환경을 만들고 특허를 많이 보유하게 된 것도 엔지니어 배당 덕분”이라며 “앞으로 최소 20년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방정부가 직접 벤처펀드를 운용해 혁신을 위한 ‘자금줄’을 대는 중국 안후이성의 ‘허페이 모델’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무는 “중국 혁신의 이면에는 결국 기업이 있기 때문에 중국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중국 기업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벗어났지만 ‘제조업 국가’로서의 위상은 오히려 강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이 전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로봇을 통한 생산성 향상, 낮은 전기료와 식료품값, 혁신 신약 개발로 인한 의료비 상승 억제 등으로 중국 제조원가는 상당 기간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중국이 오히려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는 제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 신흥국들엔 매우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을 향해 전기차 등 중국에 밀렸다고 평가받는 제조업 부문에서 “오히려 중국의 제조 경쟁력을 활용하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전무는 “한국만큼 중국을 잘 이해하는 나라도 많지 않다. 지금은 기술을 뺏기는 걸 걱정할 때가 아니라 우리보다 중국이 앞선 일부 기술을 활용해 시너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유럽에서 나오는 ‘제2의 차이나쇼크’ 우려에 관해선 “중국 과잉공급 우려에 대해 강력하게 보호장벽을 세울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정도뿐”이라며 “글로벌 사우스나 유럽, 한국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전무는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 우리가 중국에 팔 기회도 많이 생기고 다르게 전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AI 경쟁 구도에 대해선 “누가 승자인가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AI 모델을 만든 나라가 미국과 중국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미국이 조금 더 앞서 있지만, (영국·독일·일본 등) 예전 강대국들이 갖지 못한 모델을 중국이 가졌다는 게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무는 이어 “각국이 한 나라에만 AI를 의존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비용 때문에 중위소득 국가는 더 민감하므로 미·중 모델이 양립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중국 증시 상장이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 등 중국발 소식에 한국 증시가 휘청이는 등 ‘차이나 공포’ 우려까지 나온 데 대해 이 전무는 “중국은 복병 같은 존재이지만 당장 현실화된 위험은 아니고, 한국과의 (메모리 분야) 기술 격차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중국이 당장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나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는 건 과도한 예상”이라면서도 “중국이 언제, 어떤 기술을 들고나올지 모르고, 항상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한국 반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으로는 ‘중국 변수’보다 “AI 수요, AI 에이전트 확산 속도, AI의 실제적 상업성”을 꼽았다.
대한축구협회가 2011~2012년 국내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경기를 담당한 외국인 심판 대상으로 수차례 성접대를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실은 이미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축구협회 감사에서 적발됐지만, 최근에야 JTBC 보도로 알려졌다. 감사 내용을 보면,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평가전 4경기를 담당한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 등 10여명에게 성접대가 이뤄졌다. 한국 축구는 이들 경기에서 ‘5승2무’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성접대가 한국에 유리한 판정으로 이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노력을 모욕하고 나라 망신까지 시킨 것이라 지탄을 피할 수 없다.
축구협회 감사 보고서에서 드러난 행태는 귀를 의심케 할 정도다. 2012년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 쿠웨이트전 심판 2명의 접대를 위해 서울 강남구 안마시술소에서 협회가 50만원을 결제했고, 2011년 9월 열린 런던 올림픽 예선전의 심판 4명 접대에도 경남 창원의 안마시술소에서 76만원이 사용됐다. 2011년 3월 한국·온두라스전 친선경기 때도 참가 심판들이 안마시술소에서 접대를 받았다. 이를 축구협회가 승인해왔다는 사실에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 협회는 관행이었다고 둘러대지만,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심판 접대 행위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하다.
비판이 빗발치자 축구협회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사과했다. 하지만 국민의 화만 돋우었을 뿐 심각한 상황에 대한 바른 인식도 절박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성접대 논란을 두고 “다수의 내부 구성원들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년 전 일”이라고 변명하는가 하면, “높아진 외부의 기준과 눈높이에 맞춰” 등 문구는 반성보다는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축구협회의 이런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면, 이 단체가 한국 축구를 이끌 역량이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심판 성접대 파문은 과거 한국팀의 정당한 승리마저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이란 점에서 한국 축구의 불행이다. 감사에서 적발되고도 당시 왜 공개되지 않았는지는 물론 무혐의로 처분한 검찰의 부실 수사 정황에 대해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축구협회는 해체 수준의 고강도 수술을 단행해야 한다.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도,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고개를 들 수도 없을 것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기존과 동일하게 피의자 구속기간을 사법경찰관 10일, 검사 최대 20일로 규정했다.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해 10일 이내에 검사에게 인치(강제로 데려옴)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검사는 구속 피의자를 인치받아 10일 이내에 기소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 등이 필요하면 1회에 한해 법원 허가를 받아 10일 이내로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통상 경찰은 구속기간 10일을 채워 수사한 뒤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 피의자를 인치해왔다. 검찰은 구속기간 최대 20일 내에서 보완수사를 거쳐 피의자를 기소했다. 하지만 10월2일부터는 개정법에 따라 공소청이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고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사건을 돌려보내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법조계에선 피의자 신병을 공소청이 계속 구속한 채 사건만 사법경찰관에게 보내 보완수사하게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개정법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수사를 위한 구속을 할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A부장검사는 “입법자 의도를 조화롭게 해석해보면 검사가 신병을 관리하되 경찰이 보완수사를 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신병처리가 적법한지는 결국 법원의 판단이 나와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피의자 입장에선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이 만료됐는데도 공소청을 이용해 구속기간을 부당하게 연장한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B변호사는 “경찰의 보완수사를 위해 검사가 구속기간을 연장하기 때문에 실질상으로는 경찰이 구속의 주체”라며 “경찰이 피의자를 최대 30일 구속 수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완수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구속기간이 만료돼 피의자를 석방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구속됐다 석방된 피의자는 다른 중요 증거가 발견된 경우가 아니면 동일한 범죄사실로 재구속하지 못한다. C차장검사는 “경찰이 구속기간 내에 보완수사를 제대로 이행해 사건을 보내주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보완수사 과정이 꼬여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살인 피의자도 일단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미·중 반도체 경쟁은 팽팽한 대치연간 500만명 이상 배출 엔지니어R&D 투입 기술·특허 쌓는 구조반도체 ‘차이나 공포’ 과도한 우려당장 K반도체 추월 가능성 낮지만언제 어떤 기술 낼지 모르는 복병
“현재 미·중 반도체 경쟁은 팽팽한 무승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첨단산업·투자 전문가인 이필상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전무는 미국의 각종 제재에도 중국이 미국과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게,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전기차·배터리·플랫폼 등 핵심산업 중국 기업 약 20개를 분석한 책 <차이나 시그널>을 출간한 이 전무는 5일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으로 “첨단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도 한국 등 선도기업들의 발전 속도를 계속해서 따라오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 제재로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기술력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의 제재가 집중됐던 중국 화웨이에 대해 “미국의 의도와 달리 화웨이는 중국 반도체 혁신의 거의 모든 영역에 개입돼 있고, 더 훌륭한 연구·개발(R&D) 능력을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전무는 “중국이 대부분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것과 달리 반도체는 아직 글로벌 1위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은 칩 설계, 파운드리(위탁생산), 메모리, 장비,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등은 물론이고 광모듈, 광케이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같은 인접 산업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메모리, 대만은 파운드리, 일본은 반도체 장비 등으로 주력 분야가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반도체 공급망의 모든 세부 산업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진행 중인 5개 이상의 EUV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라도 성공하거나, 화웨이의 ‘로직 폴딩’(집적회로를 수직으로 쌓는 기술) 등 돌파구(breakthrough)가 일어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15년간 중국 40여개 도시를 방문해 중국 기업을 분석해온 이 전무는 ‘엔지니어 배당’을 중국 혁신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꼽았다. 엔지니어 배당이란 풍부한 고학력 이공계 인력을 바탕으로 기술혁신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경제성장으로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뜻한다.
연간 500만명 이상 이공계 인재가 배출되는 중국에서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적극 확보해 R&D와 특허 출원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과거처럼 남의 기술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환경을 만들고 특허를 많이 보유하게 된 것도 엔지니어 배당 덕분”이라며 “앞으로 최소 20년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방정부가 직접 벤처펀드를 운용해 혁신을 위한 ‘자금줄’을 대는 중국 안후이성의 ‘허페이 모델’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무는 “중국 혁신의 이면에는 결국 기업이 있기 때문에 중국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중국 기업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벗어났지만 ‘제조업 국가’로서의 위상은 오히려 강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이 전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로봇을 통한 생산성 향상, 낮은 전기료와 식료품값, 혁신 신약 개발로 인한 의료비 상승 억제 등으로 중국 제조원가는 상당 기간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중국이 오히려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는 제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 신흥국들엔 매우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을 향해 전기차 등 중국에 밀렸다고 평가받는 제조업 부문에서 “오히려 중국의 제조 경쟁력을 활용하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전무는 “한국만큼 중국을 잘 이해하는 나라도 많지 않다. 지금은 기술을 뺏기는 걸 걱정할 때가 아니라 우리보다 중국이 앞선 일부 기술을 활용해 시너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유럽에서 나오는 ‘제2의 차이나쇼크’ 우려에 관해선 “중국 과잉공급 우려에 대해 강력하게 보호장벽을 세울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정도뿐”이라며 “글로벌 사우스나 유럽, 한국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전무는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 우리가 중국에 팔 기회도 많이 생기고 다르게 전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AI 경쟁 구도에 대해선 “누가 승자인가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AI 모델을 만든 나라가 미국과 중국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미국이 조금 더 앞서 있지만, (영국·독일·일본 등) 예전 강대국들이 갖지 못한 모델을 중국이 가졌다는 게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무는 이어 “각국이 한 나라에만 AI를 의존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비용 때문에 중위소득 국가는 더 민감하므로 미·중 모델이 양립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중국 증시 상장이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 등 중국발 소식에 한국 증시가 휘청이는 등 ‘차이나 공포’ 우려까지 나온 데 대해 이 전무는 “중국은 복병 같은 존재이지만 당장 현실화된 위험은 아니고, 한국과의 (메모리 분야) 기술 격차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중국이 당장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나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는 건 과도한 예상”이라면서도 “중국이 언제, 어떤 기술을 들고나올지 모르고, 항상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한국 반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으로는 ‘중국 변수’보다 “AI 수요, AI 에이전트 확산 속도, AI의 실제적 상업성”을 꼽았다.
대한축구협회가 2011~2012년 국내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경기를 담당한 외국인 심판 대상으로 수차례 성접대를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실은 이미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축구협회 감사에서 적발됐지만, 최근에야 JTBC 보도로 알려졌다. 감사 내용을 보면,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평가전 4경기를 담당한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 등 10여명에게 성접대가 이뤄졌다. 한국 축구는 이들 경기에서 ‘5승2무’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성접대가 한국에 유리한 판정으로 이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노력을 모욕하고 나라 망신까지 시킨 것이라 지탄을 피할 수 없다.
축구협회 감사 보고서에서 드러난 행태는 귀를 의심케 할 정도다. 2012년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 쿠웨이트전 심판 2명의 접대를 위해 서울 강남구 안마시술소에서 협회가 50만원을 결제했고, 2011년 9월 열린 런던 올림픽 예선전의 심판 4명 접대에도 경남 창원의 안마시술소에서 76만원이 사용됐다. 2011년 3월 한국·온두라스전 친선경기 때도 참가 심판들이 안마시술소에서 접대를 받았다. 이를 축구협회가 승인해왔다는 사실에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 협회는 관행이었다고 둘러대지만,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심판 접대 행위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하다.
비판이 빗발치자 축구협회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사과했다. 하지만 국민의 화만 돋우었을 뿐 심각한 상황에 대한 바른 인식도 절박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성접대 논란을 두고 “다수의 내부 구성원들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년 전 일”이라고 변명하는가 하면, “높아진 외부의 기준과 눈높이에 맞춰” 등 문구는 반성보다는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축구협회의 이런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면, 이 단체가 한국 축구를 이끌 역량이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심판 성접대 파문은 과거 한국팀의 정당한 승리마저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이란 점에서 한국 축구의 불행이다. 감사에서 적발되고도 당시 왜 공개되지 않았는지는 물론 무혐의로 처분한 검찰의 부실 수사 정황에 대해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축구협회는 해체 수준의 고강도 수술을 단행해야 한다.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도,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고개를 들 수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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