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사드 소진’ 했다는데···휴전 중에도 미사일 채워넣은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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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8-1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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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협상 상황이 혼선을 거듭하는 가운데 양국의 무기 전력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핵심 전력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요격미사일 등이 ‘사실상 소진’되며 바닥을 드러낸 반면, 이란은 휴전 기간에도 쉴 새 없이 무기고를 채우며 전쟁 재개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 방송은 4일(현지시간) 미·이란 전쟁으로 인해 미군의 사드 요격 미사일 보유량의 80%를 소진했으며 패트리엇 미사일은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사드 재고가 이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군 수뇌부에서 미사일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낮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대규모 공습을 보류한 배경에도 무기 부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안보에 의존하는 걸프지역 동맹국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전쟁 전 미국이 최신형 패트리엇 미사일 약 2200기와 사드 미사일 약 452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바닥을 드러낸 것은 공격용 장거리 미사일도 마찬가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정밀타격미사일(PrSM)과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사실상 모두 소진했다”고 보도했다. 한 발당 100만달러(약 14억원)가 넘는 고가의 무기로 먼 거리에서 목표물을 안전하고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장거리 미사일이 없으면 향후 대규모 공습 재개 시 유인 폭격기와 같이 위험도가 높은 공격 방식에 의존해야 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핵심 미사일 재고를 회복하는 데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이란 외 중국, 러시아, 북한 등과 무력 충돌한다면 전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날 이란에서는 정반대의 소식이 전해졌다. 알자지라방송은 이란이 미국과의 휴전 기간 미사일을 생산하는 등 군사력을 회복했다면서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군 대변인의 최근 국영방송 인터뷰를 근거로 들었다.
아크라미니아 대변인은 “우리는 종전 양해각서(MOU)가 제공한 기회와 휴전의 모든 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며 지난 6월 중순 MOU 체결 이후 미사일을 쉬지 않고 만들고 손상된 무기를 수리·복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무인기(드론)가 실제 전투에 투입됐고 구체적인 성능은 추후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을 절대 신뢰하지 않았다. 미국의 약속 불이행 전력 때문에 전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이란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란이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징후는 최근 잇따라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란이 중국산 휴대용 대공미사일 300~400기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수주 안에 첫 물량을 인도받을 예정이라는 로이터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관한 이란과 오만 간 합의가 머지않았다는 기대가 나오면서 역내 긴장은 잠시 누그러진 모양새다. 다만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 세력 후티 반군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나즈란 공항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가 봉쇄를 선언한 예멘 인근 홍해에서는 인도 국적 상선이 발사체와 무인정(드론 보트)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단극체제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고, 경제·안보·외교·기술이 얽힌 복합위기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 저변에는 세계 판도를 두고 경쟁하는 미·중관계가 놓여 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위기감을 느껴왔으나, 미·이란 전쟁에서 미국 패권의 한계를 목격했고 과학기술과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한 후, 높아진 자신감을 대외정책에 투사하고 있다. 현 단계 미국은 힘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중국의 무릎을 꿇릴 수는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전략경쟁의 틈바구니에 낀 국가들도 진영 대신 사안별로 국익을 추구하는 다중정렬(multi alignment)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숨 가쁜 정상외교도 이런 위기 징후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국익을 찾아 나선 것이었다.
이러한 국제질서 변동은 동북아에도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한·미 및 미·일 동맹 현대화를 통해 한·미·일을 결속해 ‘사회주의 중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이 지역에 단거리 전술핵을 전진 배치하는 카드를 논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북·중·러는 집단방위와 같은 안보협력을 제도화하기 어렵지만, 북·중, 북·러, 중·러 간 양자 협력은 전례 없이 강화되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탈냉전 이후 가장 높아졌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이 제7차 핵실험 중단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유예를 전제로 북한의 행동을 묵인하고 있다.
유동적인 국제 및 동북아 질서의 변화는 한반도 위기 지수를 크게 높이고 있다.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과 ‘두 국가’를 헌법에 반영했고 군사분계선(MDL)을 국경선으로 삼기 위해 장벽을 쌓고 요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에 러시아로부터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받아 개선한 전차, 사거리가 연장된 자주포, 방사포, 드론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우리 수도권을 겨냥할 태세이다. 더구나 북한의 이러한 군사행동은 ‘철천지원수’로 간주하던 미국이 아니라, ‘적대적 국가, 철저한 타국’으로 규정한 한국을 겨누기 시작했다. 이처럼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DMZ)가 사라지면 정전체제는 형해화되고 국경선의 작은 분쟁은 확전의 위험으로 비화할 수 있다. 더구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군사회담을 열어 긴장을 완화하던 과거의 위기관리 기제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맞대응 말고는 속수무책이다.
물론 북한의 군사행동은 아직 조용하다. 윤석열 정부가 의도적으로 북한 영공에 군사 드론을 보냈을 때도 북한은 군사적으로 맞대응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교과서와 각종 문건에서 통일과 동족의 개념을 지우는 정치사회화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두 국가론의 기반인 국경선을 완성하고 정밀성을 갖춘 군 재편까지 이룬다면, 서해 북방한계선(NLL)까지 자신의 영해로 주장하면서 국지적 충돌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적대의 틀을 깨는 데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다.
우선 경제, 안보, 외교가 한 몸으로 움직이는 국제질서를 명민하게 읽으면서 한·미 동맹과 함께 전략적 자율성을 몸에 익혀야 한다. ‘불편한 진실’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금기도 넘어서야 한반도 평화의 바늘구멍이라도 찾을 수 있다. 사실 억지와 평화는 동전의 양면이다. 확장 억지만으로 북한의 행동양식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에서 남북 군사합의 선제적 조치, 선 핵동결, 체제 존중에 기초한 평화공존, 군사주권 확보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또한 북·중, 북·러 관계 발전을 고려한 중국과 러시아로 난 기회의 창도 열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8·15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절박성을 설파하고, 9월 러시아의 동방경제포럼, 11월 중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을 다자무대에 부르거나 적어도 간접적 대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때 잘 가다듬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창의적 정책 패키지를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미 동맹의 방기를 걱정하면서도 연루의 위험은 외면하고, 현실과 정책의 괴리가 드러난 완전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집착이나 북한의 두 국가론이 우리 삶에 직결된다는 절박성의 부족이 이상주의가 아닌가. 최소한 우발적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정전체제의 대안을 모색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막기 위한 한반도 위기관리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현실에 뿌리내린 실용외교의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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