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루 평균 11.4시간, 이틀 연속 20시간 ‘살인적 노동’···KTX 공사장 미얀마 노동자 산재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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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6-08-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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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KTX 선로 공사 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숨진 미얀마 노동자 아웅민우씨(37)가 일평균 최대 11시간이 넘는 중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하거나 이틀에 걸쳐 20시간을 내리 근무하는 등 휴무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11일 국가철도공단이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에 제출한 아웅민우씨의 급여명세서 자료를 보면,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건설현장에서 근무한 고인은 2024년 12월 한달 동안 31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다.
이 공사는 기존 평택~오송 고속철도 지하에 46.4km 구간의 상·하행 복선을 추가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토교통부 산하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하고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았다. 아웅민우씨는 하청업체인 LT삼보 소속으로 2024년 11월부터 현장에서 근무했다.
아웅민우씨는 지난달 1일 충남 아산시 KTX 선로 공사 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졌다. 당시 고인은 컨베이어 벨트를 홀로 점검하고 있었으며, 벨트를 멈출 수 있는 비상정지장치는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생전 ‘24시간 2교대’ 형태로 근무했던 아웅민우씨가 한달 내내 일평균 11시간이 넘는 중노동을 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사망 약 석달 전인 올 3월 급여명세서를 보면 아웅민우씨는 총 52.1공수를 일한 것으로 나온다. 건설 현장에서 ‘공수’는 노동자가 하루 동안 일한 노동량이나 작업 시간을 환산한 단위로, 일용직 노동자의 일당을 계산하는 기준이 된다. 보통 ‘1공수’는 8시간 근무를 뜻하며, 연장·야간근로나 휴일근로 등은 가산 적용된다.
윤종오 의원실에서 공수량을 근거로 추산한 아웅민우씨의 지난 3월 한달간 근무시간은 총 355.2시간, 일평균 11.45시간이다. 아웅민우씨는 같은달 10일(화)과 23일(월)은 쉰 것으로 기록되어있는데(0공수), 이는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16~20시간 가량 철야근무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고려하면 아웅민우씨는 3월 역시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한 셈이 된다. 고인이 지난해 2월 사측과 작성한 표준근로계약서를 보면 매주 토·일이 휴일로 적혀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임금 차별 의혹도 제기된다. 고인이 숨지기 전달인 6월 LT삼보의 노임지급명세서를 보면, ‘단순직’ 외국인 노동자들의 1공수당 일당은 10만3200원이었다. 반면 한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1공수당 일당이 최소 12만원에서 최대 25만원이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유족 측을 지원한 하동현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아웅민우씨를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이 주 52시간을 훨씬 넘겨 일한 걸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장시간 노동을 하면 건강이 상할 수밖에 없고,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실수도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일당은 적은데 특근을 하면 돈을 많이 주기 때문에, 특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주노동자들이 고용허가제(E-9) 비자로 들어와서 단기간 내 돈을 벌어 고국에 보내야 하는 점을 이용해 장시간 노동을 야기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윤종오 의원은 “한달에 50공수가 넘는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과 내국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임금은 이주노동자의 취약한 지위를 악용한 착취”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건설현장 이주노동자의 근무여건과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이주노동자가 많이 등록된 공공발주 현장부터라도 노동시간과 임금 지급, 안전교육, 위험업무 배치 실태를 전면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개별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이나 임금조건 등 근로계약 형태는 원청에서 알기 어렵고, 직접 개입할 수 없다”며 “앞으로 관련 법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속 계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산재로 숨진 아웅민우씨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이주노동자의 산재 위험을 구조적으로 줄이기 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로 지난달 17일 합의했다. SK에코플랜트 측은 합의서에 “사고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주노동자들이 불안정한 고용 형태와 언어 장벽 등 열악한 지위와 차별로 인해 산재에 더욱 쉽게 노출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향후 안전작업계획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이 폭염 속 냉방시설과 적정 온도 기준 없이 수용자를 시설 내 두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수용자인권증진모임’ 등 54개 단체는 11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말 헌법소원을 제기해 국가가 냉방시설 없는 과밀한 교정시설에서 수용자를 수용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등을 침해하는지 묻겠다”고 밝혔다. 헌법소원 제기에는 수용자 20명도 참여한다.
이들 단체는 최근 교정시설 수용 거실 온도가 37도에 육박한 사례가 보도됐다며 냉방시설과 적정 온도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법무부 대응을 비판했다. 이들은 법무부가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사업을 중단한 것을 두고 “일부의 비난 여론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한 것”이라며 “취약 수용동에 냉방설비를 설치하는 건 특혜가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조치”라고 했다.
앞서 법무부는 12억원가량을 투입해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 수용동과 일부 과밀 여성 수용동의 복도 등에 냉방설비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반발 여론이 일자 중단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시설에는 수용자뿐 아니라 교도관도 있다”며 “이를 고려해 냉방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일부 반대 여론이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체는 여름철 적정 온도와 폭염 대응 기준을 법령에 명시하고 수용동에 온습도계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훈령상 온도 유지 관련 노력 조항만 있을 뿐 적정 온도를 규정하는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아 수용 시기, 시설에 따라 환경이 크게 달라진다.
강성준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는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적정 온도 기준을 규정으로 마련하라고 권고했음에도 법무부에서는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한 의무 조항을 만들지 않았다”며 “그 결과 냉난방 관련 예산이 수용소 재량에 따라 바뀌는 현실”이라고 했다.
오는 10월 시행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신설된 ‘수사기록 열람·등사(복사)’ 관련 처벌 규정이 피해자의 문제 제기를 막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피해자는 확보한 수사기록을 언론에 제보하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개정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12를 보면, 고소인 등은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를 사법경찰관이나 검사에게 신청할 수 있다. 이때 사법경찰관과 검사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등사를 허가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사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이후 고소·고발인 등은 이의신청을 할 때 사건기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수사기관은 “수사 관계 기록의 사용 목적을 제한하거나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사용 목적이나 조건을 위반해 다른 사람에게 수사기록을 교부·제시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피해자가 이의신청 과정에서 알게 된 수사 관련 내용을 외부에 알리면 처벌하겠다는 뜻이다. 가해자의 진술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이 제시한 물증, 정황증거 등을 포괄한다.
법조계에서는 이 조항이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위축시킬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황의조 불법촬영’ 사건 등 여성 대상 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들을 대리해온 이은의 변호사는 “이 조항은 목적 자체가 피해자 입막음”이라면서 “피해자나 피해자의 조력자 입장에선 이 규정 때문에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운신하기 어렵게 된다. 더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해자가 거짓 진술을 하거나 모순된 논리를 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처벌이 두려워 이를 언론에 알릴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도 “피해자 입장에서 수사의 계기와 돌파구가 됐던 언론 제보가 어렵게 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더라도 자료를 기자에게 직접 보여줄 수 없게 됐다”며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임을 증명하기 어려우니 보도 자체가 안될 것”이라고 했다.
해당 법이 시행되면 사법경찰관의 수사에 대한 견제 기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 고소인 등이 기록 열람을 통해 수사의 미진함이나 과잉·조작 수사 정황을 확인하더라도, 이를 외부에 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이 열람 여부를 허가할 수 있고, 열람·등사에 붙일 수 있는 조건의 기준도 모호해 지나치게 수사 편의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양 변호사는 “열람·등사를 거부하거나 제한했을 때 이에 대한 이의절차가 없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소송을 하더라도 이의신청 기간이 3개월로 제한돼 있는데, 이 기간 안에 재판이 안 끝난다”라며 “결국 사법경찰관의 처분을 종국 처분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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